"사업 축소 기준도 없이 536억 싹둑"…경기도의회 문체위, 추경안 '거센 질타'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2026-09-07 16:30:56
우수 사업도 '싹둑'…"합리적 근거 없는 삭감 재검토해야"
박래혁 국장 "사전 협의 미흡 죄송…기회소득 등 재정여건상 어렵다 판단"
경기도가 세수 부족 등을 이유로 문화체육관광국 예산 536억 원을 무더기 삭감하자,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사전 협의 부재 및 삭감 근거 미흡을 문제 삼으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박래혁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7일 제393회 임시회 2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회 추경안' 제안 설명을 통해 "문화체육관광국 소관 2회 추경 세출예산은 5548억7000만 원으로 기정 예산 대비 536억2000만 원 감액됐다"고 보고했다.
이로 인해 주요 사업 예산이 대폭 깎였다.
경기도자비엔날레 13억 원,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6억5300만 원, 예술인·체육인 기회소득 각각 14억2950만 원과 3억 원, 전국종합대회 및 국제대회 참가지원 25억5131만 원, 장애인 생활체육대회 육성지원 6억6600만 원이 줄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아트센터 등 문광국 소속 5개 공공기관 출연금 역시 226억2860만 원이나 삭감됐다.
이에 대해 황영주 문광위 수석전문위원은 "5개 공공기관의 주요 감액 대상은 문화시설 운영, 도자 비엔날레 콘텐츠 지원, 예술단 공연 및 관광객 유치 등 도민 대상 사업비"라며 "공공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유지한 채 사업비를 대폭 감액할 경우, 기관의 설립 목적과 도민 체감 서비스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별 기능과 사업별 성과, 사업 축소가 도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액 규모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의에 나선 위원들은 절차적 당위성과 소통 부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규진(민주·고양4)위원은 대규모 감액 과정에서 상임위와의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음을 짚으며 막무가내 식 행정을 꼬집었다. 최 위원은 "삭감액이 536억 원에 달함에도 집행부가 사전 협의는커녕 보고조차 누락했다"며 "최소한 감액 사유와 이해관계를 파악해야 제대로 된 질의와 심사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래혁 국장은 "소통과 사전 협의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일정이 촉박해 사전에 보고 드리지 못했으나, 향후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진형(민주·화성7) 위원 역시 "막대한 예산을 검토하려면 최우선으로 사전 공유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오수(국힘·수원9)위원도 "사전 보고조차 없이 예산안 통과를 요청하는 것은 상임위를 명백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증액된 예산은 단 3건에 불과하고 536억 원이나 감액됐다"고 질책했다.
박 국장이 "증액 사업은 대부분 국비 내시 건으로, 도 재정 여건상 개별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워 감액 위주로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자, 이 위원은 "문체위의 존립 목적이 무엇인가. 기획조정실 요구대로 행사성 예산을 줄인다지만 문광국은 행사가 본업인 곳"이라며 "이런 식으로 예산을 깎으면 상임위 고유의 기능마저 마비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국장은 "9월 예정된 행사는 삭감하지 않았으며, 문체국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하고자 노력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위원은 조목조목 반박을 이어갔다. "사업량 축소를 사유로 든 사업만 54개, 금액으로는 277억 원에 달한다. 추경 자료에는 '하반기 사업량 조정', '일부 사업 미추진' 같은 형식적 설명뿐"이라며 "사업을 줄였을 때 해당 지역 주민이 받게 될 문화 서비스 단절과 경제적 피해에 대한 분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객관적 기준으로 감액했느냐"고 몰아붙였다.
박 국장은 "각 부서 및 공공기관 과의 협의를 통해 미추진 행사 등을 정했으나, 미 추진에 따른 경제적 효과까지 세밀하게 분석하진 못했다. 향후 관련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해명했다.
사업 평가 결과와 배치되는 자의적 예산 삭감도 도마에 올랐다.
이미정(민주·비례) 위원은 "세수 부족으로 인한 감액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최소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근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도 자체 평가에서 집행률 100%를 기록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은 예술인 기회소득, 무장애 관광, 경기 컬처패스 사업까지 감액 사유 없이 삭감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술인 기회소득은 지난 4월 연구용역을 통해 필요성이 입증됐고, 무장애 관광사업은 3년 연속 집행률 100%를 달성했다"며 "단순 '집행 잔액 발생'이나 '사업량 변동'을 이유로 삭감한 것은 합리적 평가로 보기 어려운 만큼, 타당한 사유가 없는 감액안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국장은 "오해가 있다. 예술인 기회소득이나 경기 컬처패스 등은 사업의 중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결과"라며 "향후 재정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여서 현재의 재정 여건상 지속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관광 인프라 유지 관리 예산의 삭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종춘(민주·파주5) 위원은 "경기관광공사 소관의 파주 평화누리 시설 보수 예산이 3억5000만 원 감액됐다"며 "난간 등 안전·편의 시설 개보수 예산이 깎이면 방문객 안전사고 유발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시설 개선비로 15억 원 가량을 반영했고, 올해 사업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경기관광공사와 협의했다. 데크 교체 등은 당장 긴급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반납하게 됐다"며 "향후 시설 안전도를 면밀히 점검해 필요 시 예산을 추가 편성하겠다"고 답변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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