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만으론 성장 한계…치킨업계, '탈치킨' 신사업 잰걸음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6-10-16 16:50:38
bhc, 아웃백 출점 확대…BBQ는 주거시설 식음료 사업 운영
"새 가맹점 낼 곳 없다"...치킨 가맹점 포화 상태로 위기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탈(脫)치킨'하고 있다. 본업인 치킨 매출 정체에 비(非)치킨 신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교촌은 직영점으로 운영해온 메밀요리 브랜드의 가맹사업화를 검토하고, bhc와 BBQ는 치킨 외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수익원을 넓히고 있다. 신사업이 본업의 성장 한계를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 것인가.
16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초 메밀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의 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 등록을 신청했다. 구체적인 가맹사업 추진 시점과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직영점 운영을 넘어 외부 가맹점주를 통한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단계다.
메밀단편은 교촌이 2024년 서울 여의도에 처음 선보인 한식 외식 브랜드다. 이후 서울 강동과 경기 수원 광교에 매장을 열었고, 지난 9월 판교에 4호점을 출점했다.
가맹사업이 본격화하면 점포 확대 방식도 달라진다. 본사가 직접 투자해 운영하는 방식에 더해 가맹점 개설과 식자재 공급 등을 통한 사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다만 가맹점 모집에 앞서 점포 운영의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 ▲ 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
소스·주류로 넓히는 교촌…외부 매출 확대가 관건
교촌의 사업 다각화는 외식 브랜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소스 제조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를 통해 교촌 가맹점용 소스뿐 아니라 외부 식품기업 납품과 소비자용 제품, 해외 공급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2024년 공장 공개 당시 교촌치킨 소스와 외부 기업 납품용 제품 등 2000여 종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촌 가맹점 공급에 기반한 제조 역량을 외부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스사업이 독립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교촌 가맹점 외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레시피 수나 생산능력 확대뿐 아니라 외부 판매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주류사업에서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과 '발효공방 1991'을 통해 맥주·막걸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일부 교촌치킨 가맹점은 이들 제품의 판매 채널 역할도 한다. 기존 매장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속적인 수요와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별도의 과제다.
인수·협업·자회사로 확장…서로 다른 다각화 방식
bhc 운영사인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큰맘할매순대국 등 여러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아웃백 인수처럼 기존 브랜드를 편입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BBQ는 일본 외식기업 와타미와 협력한 이자카야 브랜드 '토리메로'를 운영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파티센타는 아파트 다이닝과 카페테리아, 기업 임직원 식사, 케이터링 등 식음 서비스에 진출해 있다.
굽네치킨 운영사 지앤푸드는 자회사 지앤생활건강을 통해 펫푸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반려견 프리미엄 화식 브랜드 '듀먼'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무인 반려동물 편의점과 주요 이커머스 채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모두 치킨 밖에서 매출을 확보하려는 시도지만 성장 방식은 다르다. 외식 브랜드 인수는 기존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대신 인수비용과 운영 부담을 안는다. 자체 브랜드 육성이나 다른 시장 진출은 상품 개발과 고객 확보에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보유 브랜드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다각화의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새 가맹점 낼 곳 부족"…출점 확대에서 수익원 확장으로
업계에서는 국내 치킨 가맹점 확장이 한계 수준에 이른 점을 사업 다각화의 배경으로 꼽는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신규 가맹점을 열 만한 곳은 읍면리 단위에서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신사업을 추진하는 건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러한 우려가 곧바로 치킨사업의 축소나 신사업으로의 중심 이동을 뜻하지는 않는다. 소스와 주류처럼 기존 치킨사업의 제조·유통 기반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외식 브랜드나 펫푸드처럼 별도의 고객층을 확보해야 하는 사업도 있다.
사업 다각화의 성적표는 브랜드 수보다 실적에서 드러난다. 교촌의 메밀단편 가맹사업 역시 점포를 얼마나 늘리는지뿐 아니라 가맹점주와 본사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치킨 밖으로 넓힌 사업이 실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때 다각화의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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