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해졌는데…韓 금융시장 떠나는 외국인,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6-09-03 17:03:48
高변동성·美 채권금리 상승 등 영향…"韓 증시 신뢰 살아나야"
원화가 강세임에도 외국인은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미 국채 금리 상승 등이 이유로 꼽힌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8월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조2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월(8조8000억 원)보다 순매도 규모가 3조4000억 원 늘었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도 5조3000억 원 순유출됐다. 7월 8000억 원 순투자에서 순유출로 돌아섰다.
특이한 점은 원화가 강세임에도 외국인이 한국 금융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4원 내린 1359.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월 초까지 1500원대 초중반을 기록하던 환율은 7월 중순 1400원대로, 이어 8월 중순 1300원대로 떨어졌다. 9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가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산 투자 유인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 1500원일 때 한국에 1억 달러를 가져오면 원화로 1500억 원어치 투자할 수 있다. 후일 환율이 1400원으로 떨어지면 원화 1500억 원은 약 1억714만 달러가 된다. 투자 수익을 제외하고 환차익으로만 7.14%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이 한국 주식·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건 △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한 신뢰 약화 △ 미 국채 금리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
박승민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높은 주가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탓"이라며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선호도는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대만이 주목받았다"고 진단했다.
독립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급격한 변동성 탓에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약해지면서 외국인도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반기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달린 후폭풍"이라고 분석했다. 오름세가 가팔랐던 만큼 골도 깊어지면서 변동성이 심화됐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아울러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8%를 넘는 등 고금리 현상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금리가 뛸수록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해진다. 강 대표는 "선진국 증시보다 한국 등 신흥국 증시가 더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며 "이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부터 팔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채권 금리 오름세는 외국인 채권투자 순유출도 야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미 국채 금리 상승 등으로 국내 채권 금리도 오름세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염려돼 팔았다는 의미다.
강 대표는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지속적인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성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 등으로 신뢰가 다시 살아나면 외국인도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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