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해외건조 이중빗장…희비 엇갈린 한화오션·HD현대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 2026-06-09 17:56:49

해외건조 전면금지 국방수권법(NDAA) 미 하원서 의결
번스-톨레프슨법 이어…현지 생산기반 가져야 유리해져

미국이 자국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겹겹이 봉쇄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노려온 한화오션과 HD현대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9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자국 해군 전투함의 해외 조선소 건조를 전면 금지하는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수정안을 찬성 44표, 반대 12표로 가결했다.   

 

▲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 [한화오션 제공]

 

당초 미 국방부는 동맹국 조선 업체를 활용하기 위해 '첨단 조선산업 기반 및 미래 함정 실험 사업' 명목으로 18억5000만 달러(약 2조8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의회가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번 수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기존 법과 맞물려 견고한 '이중 봉쇄' 구조가 형성된다. 

 

미국은 이미 1960년대 제정된 '번스-톨레프슨(Burns-Tollefson) 수정법'을 통해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원천 차단해왔다. 다만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이 있었는데, 이번 NDAA 수정안은 그 마지막 예외 여지마저 차단하는 내용이다.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동맹국 조선소 활용을 허용하는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을 발의하며 활로를 모색했으나, 자국 내 일자리를 지키려는 조선소 소재 지역구 정치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규제 강화의 직격탄을 맞는 쪽은 HD현대다. HD현대는 지난해 4월 미국 최대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와 기술 협력을 체결하고, 국내에서 건조한 뒤 모듈을 수출하거나 현지에서 공동 건조하는 시나리오를 구체화해왔다. 그러나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통과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NDAA 수정안이라는 대형 복병까지 만나며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한화오션은 '현지화 카드'를 선점한 덕에 영향이 덜하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4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약 1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380억 원)에 인수하며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수정안이 '외국 조선소'에서의 건조만을 금지하는 만큼, 현지 법인을 보유한 한화오션은 번스-톨레프슨법과 NDAA 조항을 모두 우회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 전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용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필리 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현지 조선소 확보'가 필수 조건임이 명확해진 만큼 HD현대 역시 현지 직접 투자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양사의 북미 전략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법안이 최종 발효되기까지는 하원 본회의, 상원 심의, 양원 조정, 대통령 서명 등 조율 과정이 남아 있어 최종 입법 단계를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법안이 완전히 확정되기 전까지는 미 행정부 차원의 해외 조선 협력 강화 방침이 유효한 만큼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공식적인 답변을 아끼는 모습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HII와의 현지 공동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화오션 관계자 역시 "미국 의회발 법안이자 정부 차원의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개별 기업 차원에서 구체적인 논평을 내기는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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