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서 "당 중심 되겠다"…당청관계 변화 시사
전대서 "당명·대통령 빼고 다 바꾼다" 고강도쇄신 예고
친문 지도부와 충돌 예상…저항 극복 리더십 발휘 관건
宋 "상처 안돼" vs 김용민 "권장해야"…문자 폭탄 이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 대표가 3일 거침 없는 행보로 취임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5·2 전당대회 결과 친문 세력이 여전히 주류임이 확인된 상황에서 당 운영의 자신감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비친다.
송 대표는 그동안 '원팀 기조'하에 수직적으로 끌려가던 당청관계를 역전시키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호중 원내대표, 왼쪽은 김용민 최고위원. 두 명 모두 강경 친문으로 평가된다. [뉴시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냐, 민주당 정부냐고 할 때 아무래도 '민주당' 정부라는 방점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책도 당보다는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준비와 관련해서도 "당이 중심이 돼 대선을 준비해야 새 대통령이 정책적인 (혼선을) 단축시키고 운영할 수 있다"며 "당이 중심이 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친문 세력이 외면해왔던 화합·통합 행보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박·이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통합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송 대표는 전대 기간 "당명과 대통령 빼고 다 바꾼다"며 쇄신론을 설파했다. '친문 구애'로 일관했던 홍영표·우원식 의원과는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계파 찬스를 쓰지 않는다"며 무(無)계파를 앞세운 점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날 처음 주재한 최고위 회의에서도 "4·7 보선을 통해 매서운 회초리를 내린 민심을 잘 수용해 민주당이 변화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송 대표가 당 주도권을 틀어쥐고 쇄신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간 당 운영을 주도해온 친문 주류 세력의 반발과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대 직후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재검표하라', '선거제도 개선하라' 는 등 송 대표 선출에 반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송 대표가 친문의 벽을 넘지 못하면 쇄신을 밀어붙힐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원내대표와 함께 5명의 최고위원단이 강경파가 포함된 '친문 일색'으로 꾸려진 게 문제로 꼽힌다. 특히 1위를 차지한 초선 김용민 의원은 친조국 성향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회원이기도 하다.
쇄신 향배의 바로미터는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문폭)' 논란에 대한 대응이다. 최근 친문(친문폭)과 반문(반문폭)으로 당이 갈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송영길호(號)는 출범 첫날부터 문자 폭탄 논란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K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문자 폭탄 논란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분들의 의사표시는 당연히 권장돼야 될 일"이라며 "감내해야할 일"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정치인들에 대한 소통에 너무 목말라 계셔서, 이렇게라도 소통하고 의사를 표명하고 싶으신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서로 상처를 주지 않고 선의로 해석하고 민주적 토론을 하는 당의 기풍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이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문화의 풍토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송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표현이 다소 완화됐으나 문자 폭탄과 당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은 재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송 대표가 친문 지도부에 둘러싸인 형국이어서 강도 높은 쇄신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친문 저항을 제압하기에는 입지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송 대표가 고강도 쇄신을 추진할 경우 반대하는 친문 최고위원단과 충돌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했다.
공감과 논쟁 장성철 정책센터 소장은 "당이 완벽히 강성 친문에 장악돼 쇄신은 물건너갔다"며 "송영길 대표체제는 쇄신과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하기 보단 강경 세력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