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은 해방군' 김원웅 파문 확산…보훈처 "부적절"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1-07-01 15:24:04
보훈처장 "상당히 유감"…野 "민족반역자, 즉각파면"
金 "맥아더, 친일파중용…한국인이면 비판해야" 반박
"金, 가짜 독립유공자 행세" 의혹…사무실 오물테러
김원웅 광복회장이 '트러블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이번엔 "광복 후 북한에 진입한 소련군이 해방군"이라고 주장했다. 또 "남한에 들어온 미국은 점령군"이라는 것이다. 소련군을 미화하고 반미 의식을 조장하는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은 "민족반역자"라고 격분했다. 국가보훈처장도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역사적 진실을 말한 것"이라고 되레 큰소리쳤다.
김 회장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양주백석고 학생에게 보낸 13분간 영상강연에서 "맥아더 장군이 남한을 점령하면서 '우리는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다. 내 말을 안 들을 경우에는 군법회의에 회부해 처벌하겠다. 모든 공용어는 영어다'라는 포고문을 곳곳에 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미국에다가 보고서를 올렸다"며 "'남한을 일본에 이어서 미국의 실질적인 식민지로 써야겠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에 들어온 소련군의 포고문에 대해선 '조선인이 독립과 자유를 되찾은 것을 축하드린다. 조선인의 운명은 향후 조선인이 하기에 달렸다. 조선 해방 만세'라고 적혀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그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지내며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보고서를 많이 접할 기회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1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처장은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논란이 될 수 있고 더욱이 고등학생들한테 그렇게 발언했다는 자체가 상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복회에 사실 내용을 파악해 우려를 표명하든지 다른 방법이 있으면 강구해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막장 수준"이라며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애국가를 부정하고 친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편 가르며 남북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잘못된 역사관을 서슴없이 드러내던 분"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더는 침묵하지 말고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SNS에서 "망언이 도를 넘어 막장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그렇다면 6·25 전쟁은 북한이나 소련 주장대로 우리가 침략한 것이며, 미국 식민지로부터 우리를 해방하려 한 조국 해방 전쟁이냐"고 되물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독립유공자의 아들이라면서 광복회장 자리에서 온갖 패악질을 해대는 분"이라며 '가짜 독립유공자'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이 큰이모인 여성광복군 전월순(全月順)을 자신의 모친인 전월선(全月善)인 것처럼 꾸며 독립유공자 자녀 행세를 했다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전월선과 전월순은 자매간이고, 언니는 1953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김 회장은 자신의 어머니 전월선이 전월순과 동일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독립유공자 자녀로 (광복회장) 지위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거센 역풍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 회장의 '막무가내' 태도에 여권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역사적 진실을 말한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한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한국인을 'X무시'한 맥아더를 비판해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키우고 있다. "맥아더의 한국 무시 사실을 밝힌 것을 비난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국사편찬위원회 누리집에 게재된 자료를 제시하며 "해방 후 한반도에 진입한 미군과 소련군은 각각 포고령을 발표했다. 소련군 치스차코프는 스스로 해방군임을 표방했지만 미군 맥아더는 스스로 점령군임을 밝히고 포고령 내용도 굉장히 고압적이었다"고 했다.
또 "소련 포고문에는 독립운동세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맥아더는 독립운동세력(건준위, 임시정부)을 강제 해산시키고 친일파를 중용했다"며 "이들 반민족기득권세력에게는 맥아더가 은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맥아더의 진실이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며 "그들에게는 맥아더의 포고문이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 발언을 놓고 해방 후 소련군이 한반도에서 벌인 각종 인권 침해 행위와 일탈 행위는 물론 6·25 전쟁 때 남침까지 미화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김 회장 사퇴를 요구해온 일부 광복회원들이 김 회장 사무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오물을 투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김 회장은 현장에 없었다.
광복회개혁모임 이문형 대표 등 일부 회원들은 그간 김 회장 부모의 독립군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며 김 회장 사퇴를 요구해왔다. 김 회장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개혁모임 회원들이 김 회장 사무실을 급습한 것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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