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극복' 키워드 출사표로 윤석열과 차별화 시도
지지율 상승 위해 인지도·정책 이해도를 높여야
전문가 "기초학력 부족…국민은 '실력 평가할 것"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갈등 극복'과 '미래'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경쟁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정권교체'를 앞세워 출마 선언을 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과 출마 명분이 겹치는 점 등을 고려해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 제공] 최 전 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선에 진입해 유력 주자로 부상하는 듯했으나, 윤 전 총장 입당으로 타격을 받았다.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이 이날 공개한 국민의힘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뉴데일리·시사경남 의뢰, 지난 3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최 전 원장은 6.6%를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이 34.9%로 독주체제를 유지했다. 홍준표 의원은 15.2%, 유승민 전 의원은 9.5%를 얻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보더라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에 앞서 화상을 통해 전국 각지에 있는 지지자와 만났다.
그중 한 지지자는 "솔직히 말해 최 후보를 아직 잘 모른다"며 "이런저런 미담을 듣고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최 전 원장의 현실이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 등교했다는 일화 등은 최 전 원장 성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윤 전 총장은 검찰개혁 논란 당시 정부의 탄압에 맞선 인물로 월등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나머지 경쟁자들은 정치 경험이 많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 전 원장도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오는 5일부터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J형 민생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 각지를 돌며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J형 민생투어'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호남권 △충청권 △수도권 △강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측 관계자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일정을 통해 더 많은 국민에게 최 전 원장을 알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급격한 반등은 아닐지라도 서서히 지지율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제·산업·복지 등 국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정책적 이해도 제고도 최 전 원장이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로 꼽힌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에서 몇몇 분야에 대해 "그 부분은 공부가 아직 덜 돼 있다"라고 했다. 준비가 덜 된 점을 자인한 것이다.
취재진이 "국정 운영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닌가"라고 묻자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직 사퇴 때까지만 해도 정치할 생각이 확실히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철폐해야 하는 규제', '산업구조의 재편 방향' 등과 관련한 질문에 재차 "준비된 답변이 없어 이 자리에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며 여러 번 미숙함을 노출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은 당내 다른 후보와 비교했을 때 기초학력 차이가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이 평론가는 "각 분야의 참모진이 정책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최 전 원장이 기본적인 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최 전 원장이 "일자리 뺏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 지역별 차등 적용" 등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일을 지적한 것이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컷오프를 위해 토론 등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들어가면 대선 판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말할 것도 없이 정치 경험이 많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행정력까지 겸비한 인물"이라며 "이들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국민들이 지도자의 실력에 관해 느낀 것이 많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 능력을 보고 평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