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조사 과정에서 사실만을 얘기할 것"
"하나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급하게 갈 것 없다"
"진짜 형들인 줄 알았는데…이제 무서운 것 없다"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4일 검찰 조사에 임하는 태도를 바꾼 이유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착각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형제라고 불렸던 사람들과 함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와 보니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재판 휴정 중에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윗선 폭로에 대해 "이제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하다. 편하게 다 이야기할 수 있고 조사도 그렇게 임할 것"이라며 "예전 조사 때는 보호를 위한 책임감을 가졌다면 이젠 사실만을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오전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어떤 얘기를 들은 게 없었냐는 질문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 정치가 어떻게 흘러가고 누가 되고에는 관심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10년간 쌓인 게 너무 많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이날 한국일보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받은 돈이 '이재명 대선 캠프'로 흘러갔고 이 대표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22일 새벽 구속됐다.
유 전 본부장은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하나가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올 것"이라며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김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최측근에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내가 그들하고 10년을 같이 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입 다물고 있기를 (그들은) 바랐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불법 자금은 1원 한 장 받은 일 없다"고 부인한데 대해선 "10원 하나 받은 게 없다. 초밥이 10원은 넘을 것"이라며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대장동 사건'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서관 후문에서 취재진과 만나 "진짜 이제 무서운 것이 없다. 감옥 안에서 세상에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핵심 '키맨'으로 꼽히는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일 자정 구속된 지 약 1년 만에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도 민간사업자를 공모할 당시 위례자산관리에게 유리하도록 특혜를 줬다는 혐의로 지난달 26일 또다시 기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