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발전량 14% 감소·석탄화력 18% 증가…한전 발전사 주요 구매자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올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발전소의 발전량 감소로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확대되면서 러시아산 석탄 수요가 늘었다는 해외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자회사들이 러시아산 발전용 석탄의 주요 구매자로 지목되면서 국내 전력 생산의 러시아산 석탄 의존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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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량 급증 소식을 전한 우쿠라이타 매체 키이우포스트 기사 |
29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와 핀란드 소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8월 러시아산 석탄 1800만 톤을 수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석탄 수입량은 809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러시아산 석탄 수입 증가율이 전체 석탄 수입 증가율의 두 배를 웃돈 셈이다.
한국의 국가별 석탄 수입 비중은 호주가 34%로 가장 높았고 러시아 22%, 인도네시아 19%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러시아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3위였으나 올해 순위가 역전됐다.
한국은 올해 1~9월 기준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에 이어 러시아산 석탄을 네 번째로 많이 구매한 국가로 집계됐다. 러시아 전체 석탄 수출량의 약 13%가 한국으로 향했다.
CREA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증가한 주요 배경으로 국내 원전 발전량 감소와 석탄화력발전 확대를 꼽았다.
국제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Ember)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석탄화력 발전량은 102TWh(테라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TWh보다 18% 증가했다. 반면 원전 발전량은 같은 기간 114TWh에서 98TWh로 14% 감소했다. 원전 발전량 감소분이 약 16.5TWh에 달한 반면 석탄화력 발전량은 약 15TWh 증가했다.
CREA는 일부 노후 원전의 40년 운영허가 기간 만료가 원전 발전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원전 발전량이 줄어든 만큼 석탄화력발전이 확대되면서 러시아산 석탄 수입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7월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화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원전이 33%로 최대 발전원이었다.
러시아산 석탄의 주요 구매자로는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들이 지목됐다.
CREA의 루크 위켄든 연구원은 키이우포스트에 "2022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들이 한국의 러시아산 발전용 석탄 구매량 중 7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탄기업 수엑(SUEK)도 한국에 석탄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 중 하나로 파악됐다. 수엑은 2024년 2월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러시아산 석탄 수입액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1~8월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액은 약 17억 유로(약 19억 달러·약 1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 유로보다 44% 늘었다.
CREA에 따르면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평균 수입가격은 올해 1월 톤당 86유로에서 7월 109유로로 상승했다. 다만 수입액에는 해상 운송비 등이 포함돼 있어 전액이 러시아 공급업체에 지급된 것은 아니다.
위켄든 연구원은 아시아 석탄 가격이 올해 들어 상승한 가운데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은 지난해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대러시아 석유제품 수출 동향도 언급했다.
CREA에 따르면 한국의 대러시아 해상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 8월 9만5000톤에서 9월 8000톤으로 급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으로 자국 내 연료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등 해외에서 석유제품을 수입해 왔다.
한국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전면 금지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산 석탄 수입 확대와 공기업의 구매 규모가 관심을 끌고 있다.
KPI뉴스 /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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