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힘합쳐야" 韓 "상향식 공천"…장동혁은 회견
차기 당권 경쟁구도 '개혁 vs 수구'…張 연임 의지
吳·韓, 당권 대리인 내야…'훈훈연대' 기대감 번져
국민의힘 의원들은 3일 눈도장을 찍느라 분주했다. 보수 야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 2인이 이날 비슷한 시간에 행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최근 항소심 무죄의 오 시장 생환으로 차기 경쟁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내년 8월 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려 2인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새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 원내 지지 기반을 넓혀 대권 도전의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차기 당권 향배가 대권 경쟁의 유불리를 가를 수 있는 셈이다.
이날 두 사람 행사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각각 얼마나 참석했느냐가 주목되는 이유다. 차기 당권을 겨냥해 세(勢)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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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무소속 한동훈 의원. [뉴시스] |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 중 38명이 얼굴을 비쳤다.
서울에 지역구가 있는 권영세·나경원·조은희·조정훈·신동욱·김재섭·서명옥·박수민 의원 외에 이종배·조배숙·성일종·신성범·김석기·김정재·이만희·김미애·권영진·최수진·한지아·박상웅·김소희·최보윤·이달희·박준태 의원 등이 동석했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자리를 함께 해 오 시장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했다.
오 시장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 대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나지 못할 사람이 없고 함께 힘 합치지 못할 사람 없다"며 "다음 총선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무도한 정권을 연장시켜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한 의원은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이길만한 사람이 선거에 나가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이 나서는 왜곡된 구조"라며 "(공천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상향식 공천'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내에선 중진을 중심으로 '한동훈 포비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한 의원을 당에서 내쫓을 당시 중진들은 물병을 던지는 등 험한 짓을 한 걸 다 기억하고 있다"며 "이들 다수는 한 의원이 복당하면 불이익이 두려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향식 공천은 중진들을 다독거리려는 의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토론회엔 5선 김기현·윤상현 의원이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렸고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축사를 했다.
현장에는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하·배현진·김형동·고동진·안상훈·한지아·김건·우재준·박정훈 의원, 친오(친오세훈)계 조은희·권영진·신성범 의원 외에 김석기·이만희·신성범·서명옥 의원 등 옛 친윤계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하 의원은 "20명 정도 온 것 같다"고 했다. 이들 중 10명은 오 시장 행사에 겹치기로 참석했다. 서명옥 의원은 장 대표가 챙긴 당권파의 토론회에도 자리했다.
차기 주자인 장 대표는 '국민의 삶 해결 예산' 국민 보고회란 형식의 기자회견을 갖고 민생 이슈 부각을 꾀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심사 방향을 직접 발표한 것이다. 국회 예산 심사는 통상 원내대표가 진행한다. 장 대표가 대신한 건 '민생 이미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그는 보고회에 앞서 당권파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주최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신동욱·박준태·박충권 의원, 조승환 여의도연구원장 등 지도부가 함께했다. 김민전·김장겸·서명옥·최은석 의원 등도 다녀갔다. 이 행사는 한 의원이 진행한 토론회와 같은 시간에 시작됐다.
차기 당권 경쟁은 도전자가 늘면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5선 권영세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우리 당이 다시 어려운 상황으로 갔는데, 반드시 이겨야 할 선거고 제가 거기에 가장 적합하다면 나설 생각이 있다"며 차기 전대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일 MBN에 나가 "필요하다면 또 책임을 피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연임 도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에서 "내년 전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출마 의사를 보였다.
또 윤상현, 나경원, 안철수 의원 등 지역구가 수도권인 중진이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진숙, 김태규 의원 등 지역구가 영남권인 초선들의 출마설도 나온다. 주류 세력 신임을 받는 정점식 원내대표나 김기현 의원 등 영남권 중진들도 하마평에 오른다.
차기 당권 경쟁 구도는 당 쇄신을 외치는 합리적, 개혁적 온건 보수와 현상 유지를 바라는 비타협적, 수구적 강경 보수의 맞대결로 짜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 보수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소구력이 있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이 대표한다. 2028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중수청 표심을 잡아야한다는 게 개혁 보수 진영의 인식이다.
수구 보수는 장 대표가 중심이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하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골몰하고 있다. 집토끼를 확실히 잡아야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로선 장 대표가 다소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복당을 못한 한 의원과 광역단체장인 오 시장은 전대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권 대리인'을 내세워야할 처지다. '장동혁 어게인'을 막기 위해선 오 시장과 한 의원이 협력해야한다는 게 비당권파의 공감대다. 중도·외연 확장을 지향하며 전략적 협력을 꾀하는 '훈훈 연대'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개혁 보수와 수구 보수가 맞붙으면 후보들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오 시장과 한 의원이 '공통 대항마'를 골라 함께 지원해야 전대 승산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이 거리를 좁히고 있는 건 '훈훈 연대'를 위한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두 사람은 전날 고려대 안암병원에 마련된 친한계 김성원 의원 부친 빈소에서 조우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 자주 소통하자"는 취지로 대화했다고 한다.
친오계 김재섭 의원은 조만간 공식 회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굉장히 오래전 같이 있는 사진을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냐'고 얘기했다"며 "조만간 두 분이 회동하는 이벤트를 예상할 수 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이 검토할 만한 당권 대리인으론 '중수청'에 먹히는 또 다른 개혁 보수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이 우선 꼽힌다. 유 전 의원은 지난 8월 3일 오 시장과 만찬을 함께한 바 있다. 그는 YTN 라디오에서 "(보수 통합을) 설득하는 역할을 내가 할 수 있다. 오 시장과 상당한 교감이 있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한 공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 원내대표와 친오계 김재섭 의원도 거론된다. 김 의원은 그러나 "특정 정치인의 대리인으로서 전대에 출마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기현 의원은 한 의원과 부쩍 어울리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김기현 대리 출마는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라고 일축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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