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기부 개척자' 권준하 회장의 등산 장학금에 UNIST 학생들 환호

최재호 기자 / 2026-07-14 11:09:51
성적·소득 대신 '산행 인증'…6회 완등하면 70만원
150명 모집에 978명 신청, 선발 규모 350명 확대

펀드 수익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나눔을 실천해온 권준하 신익산화물터미널 회장(82)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미산 개척자 장학금'으로 5억 원을 기부했다. 

 

'미산 개척자 장학금'은 산행과 완등 인증을 장학 기준으로 삼은 이색 장학 프로그램으로, 여름방학 중에 이뤄진 신청 기간에 978명이 몰리는 호응을 얻었다.

 

▲ 권준하 회장(왼쪽)과 박종래 총장이 13일 장학금 기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UNIST는 '미산 개척자 장학금' 대상자 모집(당초 150명)에 978명이 지원했다고 14일 밝혔다. 권 회장이 장학금의 취지와 참여 열기를 고려해 선발 인원을 350명으로 확대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권준하 대표 선친의 호(彌山)를 딴 '미산 개척자 장학금'은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성취감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기르도록 마련된 이색 장학 프로그램이다. 이 장학금은 성적도, 소득도, 수상 실적도 묻지 않는다. 선발 기준은 오직 하나, 등산이다.

 

선발된 학생들은 활동 기간 동안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와 지정된 국내 명산을 오른 뒤 인증 앱을 통해 완등 실적을 제출하면 장학금을 받게 된다. 기간 내 6회 이상 완등하면 70만 원, 3~5회 완등하면 30만 원이다.

 

이와 관련, UNIST는 13일 저녁 서울에서 '미산 개척자 장학금' 5억 원 펀드 기탁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권준하 회장, 박종래 UNIST 총장, 안현실 연구부총장, 정웅규 발전기금운영단장 등이 참석했다.

 

장학금 슬로건은 '정상을 향한 도전,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 개척자'다. 자연 속 성찰을 통한 창의적 통찰, 동료와 함께하는 연대의 리더십, 한계를 넘어서는 파이오니어(Pioneers) 정신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UNIST 캠퍼스가 영남알프스와 가까운 점도 '등산 장학금'의 의미를 더한다. 

 

권준하 회장은 "산을 오르는 일은 공부와 닮아 있다. 한 걸음씩 꾸준히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UNIST 학생들이 산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과학기술 인재로서 더 큰 세상에 도전하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래 총장은 "권준하 회장의 기부는 학생들이 도전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통해 더 큰 인재로 거듭나도록 돕는 귀한 교육적 실천"이라며 "미산 개척자 장학금이 UNIST의 개척자 정신과 어우러져 학생들에게 오래 기억될 성장 경험이 되도록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권준하 회장은 '펀드형 유언대용신탁 기부 모델'을 개발한 인물로, 그간 대학과 복지기관 등에 기부한 금액은 원금 기준 총 128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금융회사에 자산을 맡겨 관리·운용하고, 사후에는 지정한 수익자에게 자산을 이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북 익산 출신인 권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자동차 관련 사업과 펀드 투자로 자산을 일군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부부가 나란히 사랑의열매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기부에 나섰고, 펀드 수익을 활용한 기부 모델을 국내에 정착시키며 '펀드기부 개척자'로 불린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재호 기자

최재호 / 전국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