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엘리엇 환송중재서 패소 확인…658억원에 지연이자 배상

양지욱 기자 / 2026-10-01 10:46:07
영국 법원 승소 7개월 만에 정부 배상 책임 재인정
국민연금 국가기관 여부와 별개로 정부 개입·손해 인과관계 인정

한국 정부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 환송중재에서 다시 패소했다. 영국 법원에서 기존 중재판정 일부를 취소하는 데 성공한 지 7개월 만에 배상 책임이 재차 인정됐다.

1일 법무부는 환송중재 판정부가 지난달 30일 오후 7시께(한국시간) 정부에 배상금 4849만 달러(약 658억 원)와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배상 원금은 기존 중재판정과 같은 금액이다.

기존 사건을 심리했던 중재인 3명으로 구성된 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개입한 행위와 엘리엇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분쟁은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이 합병 과정에서 정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중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한미 FTA상 한국 정부의 조치로 볼 수 없어 중재판정부에 사건을 판단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영국 1심 법원은 2024년 8월 정부의 소송을 각하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항소법원이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돌려보냈고, 다시 심리한 1심 법원은 올해 2월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정부 측 주장을 인정해 기존 판정을 일부 취소했다.

다만 영국 법원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정부가 개입한 행위 자체는 한미 FTA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조치라고 봤다. 이에 정부의 개입이 실제로 엘리엇의 손해를 초래했는지를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중재판정부로 돌려보냈다.

정부와 엘리엇 모두 항소하지 않아 환송중재가 진행됐으며, 판정부는 정부 개입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인지와 별개로 정부의 개입에 따른 배상 책임이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무부는 관계부처와 정부 대리 로펌, 외부 전문가들과 판정문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양지욱 기자 yjw@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지욱 기자

양지욱 / 산업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