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는 반도체 시대" 종이처럼 얇은 실리콘 앞뒤 모두 쓴다
포스텍 연구팀이 종이 두께의 실리콘 앞면과 뒷면 모두에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평면에만 회로를 집적하던 기존 반도체 공정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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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텍 기계공학과 김석 교수(왼쪽 사진), 포스텍 통합과정 이상엽 씨. [포스텍 제공] |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김석 교수, 통합과정 이상엽 씨 연구팀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초박막 실리콘 양면에 핵심 반도체 공정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해법으로 평가받으며 생산·제조 분야 최우수 학술지인 '인터네셔널 저널 오브 익스트림 매뉴팩쳐링'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반도체 산업은 지금까지 회로를 점점 더 작게 만들어 성능을 높여 왔다. 그러나 평평한 기판 위에 회로를 촘촘히 배치하는 방식은 물리적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한 장의 종이에 글자를 끝없이 작게 쓰려다 더이상 쓸 공간이 없어지는 상황과 같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위아래로 쌓는 3차원 집적 기술이 차세대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박막 실리콘'이 떠오르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두께가 수십 ㎛ 이하인 이 실리콘은 잘 휘어지고 열 방출 특성도 뛰어나지만 너무 얇다는 점이 오히려 걸림돌이었다. 기판이 쉽게 깨지거나 뒤틀려 한쪽 면에만 소자를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고, 양면 활용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구팀은 특정 용액과 중간 기판을 활용하여 초박막 실리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판 앞·뒷면에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MOSFET)'를 정밀하게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MOSFET는 초박막 실리콘 기판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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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박막 실리콘에 제작된 전면 MOSFET과 거울에 비친 후면 MOSFET. [포스텍 제공] |
실험 결과, 기판 한쪽 면만 사용할 때보다 두 배 많은 반도체 소자를 집적할 수 있었으며, 실리콘이 휘어진 상태에서도 소자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특히 1만 회 이상 반복 굽힘 시험에서도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를 '쌓는' 시대로 넘어가게 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다. 더 많은 연산을 더 작은 공간에 담을 수 있어 고성능 3차원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수 있고, 유연한 특성을 살려 접히는 스마트 기기, 웨어러블 전자기기, 차세대 의료 센서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
김석 교수는 "이번 기술은 고집적 반도체뿐 아니라 유연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전자소자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반도체 설계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는 연구"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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