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C USA와 캠브리아, '과실 및 허위 진술'로 유죄 평결
"일반 마스크로 방어 불가한 치명적 독성"…업계 전반에 파장
현대L&C USA(Hyundai USA LLC)가 미국에서 규폐증에 걸린 노동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콜로라도주 덴버 법원은 최근 인조 대리석(엔지니어드 스톤) 가공 중 규폐증에 걸린 노동자가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거액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엔 현대백화점의 건자재 계열사인 현대L&C 미국법인(Hyundai USA LLC)이 피고로 포함됐다. 현대L&C는 글로벌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에서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는 주요 플레이어로, 프리미엄 인테리어 석재 '칸스톤(HanStone)' 등 건자재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 L&C
USA, 과실 및 허위 진술 책임 인정
4일 글로벌 보도자료 배포 서비스매체 PR Newswire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현지 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법원 배심원단은 타일러 조던(Tyler Jordan) 부부가 현대 L&C USA와 미국업체 캠브리아(Cambria Co., LLC)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1745만 달러(한화 약 240억 원)를 배상하라고 만장일치로 평결했다.
배상액 세부내역은 경제적
손실 760만 달러, 비경제적
손실 165만 달러, 신체
기능 장애 보상 760만 달러, 배우자
위자료 60만 달러다. 과실비율은
배심원단은 현대L&C USA에 대해 '과실(Negligence)' 및 '허위 진술(Misrepresentation)' 책임을 물었다. 제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험을 은폐했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 |
| ▲ 현대L&C 제품들. [현대L&C 인터넷 홈페이지] |
31세 청년 가장의 비극… "안전 수칙 지켰지만 소용없어"
원고 타일러 조던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작은 석재 가공소에서 10년 동안 주방 상판 등을 가공해 온 31세의 청년 가장이다. 그는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규폐증과 만성 신장 질환 진단을 받았다. 규폐증(Silicosis)은 아주 미세한 돌 가루나 모래 먼지 속에 들어있는 결정질 실리카(Crystalline Silica) 성분을 장기간 흡입했을 때, 이것이 폐에 쌓여 폐 조직을 딱딱하게 만드는(섬유화) 질병이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조던의 업체(JMG)가
기존 천연석 가공 시 사용되던 OSHA(미국 산업안전보건청) 안전
수칙(습식 가공, 환기,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준수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대와 캠브리아가
제조한 인조석은 일반적인 안전 수칙만으로는 막을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었다.
인조석의 치명적 설계 결함:
"우주복 수준의 방호복 필요"
배심원단은 인조석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본질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첫째 고농도 실리카다. 실리카 함유량이 95%에 달해 천연석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둘째, 나노 입자의 독성이다.가공 시 발생하는 나노 크기의 미세 입자가 폐와 신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힌다. 셋째 제조사의 기만이다. 제조사들은 이 제품을 '순수 천연 쿼츠'라고 홍보하며 가공업체들이 일반적인 안전 수칙만으로 충분하다고 믿게 만들었다.
재판에 출석한 전문가들은 "이 제품을 사람이 안전하게
가공하려면 A급 화합물 방호복(Class A Hazmat Suit)을
입어야만 한다"고 증언했다.
"이익보다 노동자 생명이 우선"… 기업에 던지는 경고
이번 평결에 대해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인 브레이튼 퍼셀(Brayton
Purcell LLP)의 에반 호프만 변호사는 "제조사인 현대와 캠브리아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오히려 작은 가공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려 했지만, 배심원단은 그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에서는 인조석 가공이 전면 금지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에 제품의 유해성 고지 의무와 안전 대책 마련에 대한 엄중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