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현대 '재초환' 부과 놓고 정부·지자체 이견…인근 단지도 촉각

설석용 기자 / 2026-11-04 16:35:20
재초환 부담금 모호한 산정 기준 논란
공제되는 '정상 상승분' 범위 설정도 쟁점
'재초세' 포함 여부 따라 매매가 7억 차이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의 일부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가 반포현대 재건축 단지인 '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조합원들에게 연내 부담금 부과를 추진하면서다.

 

조합원들은 과거 예정액을 통보받았지만 최종 납부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부담금 부과 시한을 놓고 서초구와 국토교통부의 해석이 엇갈리고, 산정 기준의 형평성에 대한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래미안 트리니원 등 부담금 산정이 진행 중인 인근 재건축 단지들도 반포현대의 부과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재초환 부담금 산정방식 [자료=국토교통부]

  

4일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46곳, 약 1만8000가구다. 예상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 원 규모다. 다만 이는 확정액이 아니어서 향후 산정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초환은 2006년 도입됐으며, 과거 일부 소규모 재건축 단지에서 부담금을 부과·징수한 사례가 있다. 재건축 시작전과 재건축을 하고 난 후 주택가격 차이에서 정상적인 집값 상승분과 공사비 등 개발비용을 뺀 뒤 초과이익을 계산한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이 8000만 원을 넘으면 그 규모에 따라 10~50%의 부과율이 적용된다.

  

처음 안내받은 부담금, 준공 후 달라질 수 있어…지자체·국토부, 부과 시한 해석 엇갈려


조합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업 초기에 안내받은 예정 부담금과 준공 후 확정되는 부담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정 부담금은 앞으로 집값이 얼마나 오르고 사업비가 얼마나 들지를 예상해 계산한 금액이다. 그러나 준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재건축 사업에서 미래 집값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비와 일반분양 수입 등이 달라져도 부담금이 바뀐다. 예정액만으로는 조합원이 실제로 낼 돈을 확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서초구 '래미안 트리니원(옛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은 2020년 관리처분 당시 가구당 평균 4억200만 원의 예정 부담금을 통보받았다. 이후 일반분양가와 주변 집값이 오르면서 부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최종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재건축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오른 집값을 얼마나 인정할지도 쟁점이다. 현행 제도는 정부가 고시하는 정기예금이자율과 해당 시·군·구의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중 높은 비율을 적용해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을 계산한다. 이렇게 계산한 금액은 초과이익에서 빼준다.

 

이에 대해 지역 평균만으로는 개별 단지의 입지와 주변 집값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을 하지 않았더라도 입지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지역 평균보다 많이 올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면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실제보다 크게 계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 재초환 부담금 부과율 [자료=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12조]

 

연내 부과 예정인 '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에서는 부담금 부과 시한을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서초구는 부담금을 징수할 권리의 소멸시효가 5년이라는 점과 법정 부과기간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단지는 2021년 준공됐다.

 

반면 국토부는 2024년 3월 시행된 개정법의 경과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개정법 시행 전에 준공된 사업에 대한 특례를 반영하면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조합원이 언제까지 돈을 내야 하는지를 정하는 '납부 기한'과는 다른 문제다. 지자체가 언제까지 부담금을 결정해 부과할 수 있느냐를 놓고 행정기관의 판단이 다른 것이다.

 

부담금 액수에 부과 시점까지 불확실하다 보니 조합원들은 자금 마련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실제 부과가 이뤄지더라도 시효 해석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했다면… 부담금 부담은 누가?


부담금을 누가 낼지는 아파트 매매에서도 중요한 거래 조건이 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면적 84㎡ 매물 중에는 호가가 62억~65억 원이면서 '재초세 포함'이라고 설명한 조합원 매물이 있다. 향후 재초환 부담금을 매도자가 부담하는 조건이라는 뜻이다.

 

같은 면적의 22층 매물은 55억 원에 올라와 있지만 '재초세 미포함'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매수자가 매매대금 외에 부담금을 추가로 낼 수 있는 조건이다.

 

호가만 비교하면 7억~10억 원 차이가 난다. 다만 동과 층, 조망 등 개별 조건이 달라 이 차이를 모두 재초환 부담금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호가 차이가 실제 확정 부담금과 같은 금액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추가 분담금에 재초환 부담금까지 더해지면 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가 분담금에 재초환 부담금까지 가시화되면 재건축 사업성이 악화되고 정비사업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발이익 환수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혼란을 줄이려면 조합원들이 부담금 계산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산정 내역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부과 시한을 둘러싼 행정기관 간 해석 차이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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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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