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협에 삼전·닉스·ASML 폭락…"22만전자·150만닉스 바닥"

안재성 기자   이수민 기자 / 2026-07-28 15:08:28
"노광장비 수율 안정에 시간 걸려…현 시장 반응은 과도"
'공포 구간' 진입한 증시, 호재는 외면하고 악재는 과잉 반응
삼전·닉스, 실적은 '탄탄'…"4분기부터 전고점 회복 도전"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가 이머전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덜란드 ASML 등 관련주가 폭락했다.

 

중국 기업이 반도체와 장비 시장 모두 잠식할 거란 우려가 나와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반응은 과도하다"며 반도체주가 곧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8일 전일 대비 13.39% 폭락한 22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155만 원)도 14.65%나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ASML(1655.26달러)은 5.80% 하락했다.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주된 이유로는 미국 정보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전한, 상하이의 한 정부 지원 반도체 장비업체가 자체 개발한 이머전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꼽힌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설계도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찍어내는 초정밀 프린터다. 노광장비의 성능이 우수할수록 더 미세하고 정교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어 핵심 장비로 불린다.

 

반도체 최첨단 공정엔 주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쓰인다. EUV는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에 불과해 한 번의 노광만으로도 5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장비 한 대 가격이 3억 달러(약 4500억 원)를 웃돈다. 사실상 ASML이 독점 공급한다.

 

DUV는 193나노미터 파장의 빛을 사용하기에 EUV보다 정밀성이 부족하나 차량용·산업용 반도체 등 다양한 범용 반도체는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 또 웨이퍼 위에 회로도를 여러 번 나눠 그리는 방식, 멀티 패터닝을 활용해 첨단 반도체도 일정 수준까지는 만들 수 있다. 이머전 DUV는 단일 노광으로 약 28나노급 공정을 구현할 수 있으며, 멀티 패터닝을 통해 7나노급 반도체 생산이 가능하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DUV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중신궈지(SMIC), 화훙반도체 등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이자 수입국이다. 중국 내에서 만든 반도체와 노광장비가 내수 수요를 절반가량만 대체해도 상당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 염려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SML 등을 덮쳤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19년 이후 ASML의 EUV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등 규제를 확대한 점이 오히려 중국의 기술력 향상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이 막혔기에 중국 정부와 기업이 '반도체 자립 생태계'를 만들려고 총력을 다한 점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협이 아직 현실화되지도 않았는데,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의 산딥 데슈판데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융전문매체 바론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평했다.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는 DUV를 올해 5대, 내년부터 연간 20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양산 공정에 투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일단은 시제품 단계로 연구개발과 시험 생산에 우선 활용될 가능성이 크며, 수율과 생산성, 장비 안정성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DUV는 아무래도 EUV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멀티 패터닝은 회로를 여러 번 정확하게 겹쳐 새겨야 하기에 오차가 생길 위험이 크다. 공정 시간이 길어지고 수율은 하락하며 비용은 늘어난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기업들이 EUV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며 "첨단 공정에서는 EUV가 생산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독립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중국의 DUV 자체 생산으로 인한 충격에 대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올해 및 내년 실적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노광장비는 해상도뿐 아니라 생산성, 정렬 정확도, 수율, 장비 가동률, 유지보수 능력 등까지 검증돼야 한다"며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평가하고 수율을 안정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당장 실적 악화를 부르는 사건이 아님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에 대해 "전형적인 공포 구간"이라고 평했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다보니 악재는 과하게 반영하고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국제유가 하락 등 호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 연구원은 "현재 구간에서는 하락 추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22만전자'·'150만닉스'면 바닥권"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바닥에 근접했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실적이 무너진 게 아니라 심리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라며 "3분기 내로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전고점 회복에 도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연구원도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KPI뉴스 / 안재성·이수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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