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종 아파트값 -0.93% 하락…최고가 대비 3억~4억 떨어져
공공기관 44개, 공무원 1만 명 이동…대규모 유입 반등 계기 되나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세종시 이전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시로 옮겨 갈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 44곳 그리고 공무원 9929명의 단계적 이전 일정이 나오면서 주택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2021년 무렵 고점을 찍은 뒤 장기 침체에 빠진 세종시의 부동산 시장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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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의 한 아파트 단지. [뉴시스] |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0.9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4%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꺾인 흐름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2021년 최고가보다 3억~4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도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떨어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1단지퍼스트프라임' 전용 102㎡는 지난 8일 5억80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지난 6월 거래가(6억9700만 원)보다 1억 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2021년 1월 기록했던 최고가(10억2000만 원)와 비교하면 4억4000만 원이나 하락했다.
인근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새롬동 '새뜸12단지예미지' 전용 59㎡는 지난달 6억25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12일에는 4억9300만 원에 팔리며 불과 한 달 새 거래가격이 1억3000만 원 이상 빠졌다.
44개 기관·1만 명 이동…'2차 이전 계획' 전격 발표
이런 분위기 속에 정부는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 44곳을 내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시로 단계적으로 옮기는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9929명으로, 향후 이주가 본격화하면 지역 주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내년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27개 기관과 소속 공무원 2995명이 민간 임차 청사를 활용해 이전한다.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가 필요한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감사원, 경찰청 등 17개 기관과 소속 공무원 6934명은 신청사 건립 후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정부는 총 3조1000억 원을 투입해 신청사를 마련하고 2031년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2012년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등을 시작으로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2029년 대통령 세종집무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준공 계획과 추가 기관 이전이 맞물리면서 행정수도 기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슈 피로감'에 무덤덤한 현장…"학습 효과 때문"
대규모 이전 계획이 발표됐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거 행정수도 이전이나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정치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집값이 급등했다가 다시 꺾이는 흐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학습 효과'와 '선반영 피로감'으로 해석한다. 호재 발표가 단순한 정치적 이슈로 다뤄질 경우 실제 집값을 지속해서 떠받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세종시 보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발표가 나올 때마다 문의는 늘지만, 당장 매수세로 이어지거나 호가가 급등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실제 공무원들의 이주 일정이나 청사 착공 등 눈에 보이는 변화를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짙다"고 전했다.
재정 부담·법 개정·정책 지속성 등 변수
계획을 실행하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일부 부처의 이전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행복도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가능하며, 신청사 건립비 3조1000억 원 외에도 임차료와 공무원 이주 지원비 등 추가 재정 부담이 따른다. 차기 정부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인 만큼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관망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과거의 정치적 구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부터 당장 임차 청사를 통해 3000여 명의 공무원이 이주를 시작하고, 장기적으로 1만 명의 실수요가 유입된다는 점에서 매매·전세 시장의 확실한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수요에 따라 움직인다"며 "정부가 대대적인 세종 이전 계획을 밝힌 만큼 세종시의 주택 수요는 크게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중앙부처 이전이 본격화됐을 때 세종과 혁신도시에 실수요자 유입이 이뤄지면서 청약 시장도 상당히 강해졌었다"면서 "공공기관이나 일자리 증가에 따라 세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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