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편차 존재...학습과 적응이 관건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흔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AI로 인해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 모두에게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빼앗기지만 누군가는 AI를 딛고 도약하기도 한다. KPI뉴스는 AI 시대 각기 다른 일자리 풍경을 취재했다.
"작업 속도가 이전보다 두세 배 빨라졌습니다. 일을 더 많이 하게 돼 수입도 늘었어요."
7년차 영상PD 30대 윤태동(가명) 씨는 AI 등장 이후 달라진 일상을 이렇게 전했다. 처음에는 불안했다. "이제 완전히 끝난 건가,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건 무용지물이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현실은 우려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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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제작 및 편집, 손해사정 업무 등에 AI가 활용되면서 업무효율성을 높여주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AI가 바꾼 것은 그의 일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었다. 기획을 위해 여러 경로를 뒤져야 했던 자료 수집 과정도 비약적으로 단축됐다. 영상 편집에 필요한 소스도 AI로 바로 얻을 수 있다.
AI가 모든 걸 대체한 건 아니었다. '사람의 손'이 필요한 영역도 분명하게 있었다. 윤 씨는 "AI가 사람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시청자들도 AI가 만든 영상인지 아닌지 점점 구별하게 됐다"고 했다. AI는 활용의 대상이지, 아직 사람을 완전하게 대체하진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AI의 발전으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AI를 활용해 일의 능률과 성과를 올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KPI뉴스가 20일 접한 사례 곳곳에서 이런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임현묵 손해사정사도 그런 사례다. "업무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을 AI로 체크하면서 더 디테일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임 손해사정사는 AI 도입으로 한 달 평균 보상처리 건수가 기존 30건 수준에서 50건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보통 일 잘하는 사람이 2~3인분을 한다고 하는데, AI는 거의 10인분을 한다"고 예찬론을 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AI가 숙련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보완재'로서의 성격이 뚜렷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자들이 AI를 통해 이전보다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본인의 역량이 높아지는 경험을 한다"며 "업무에서 AI를 보완적으로 사용하면서 긍정적인 면들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실제 AI 활용에 숙련된 이들일수록 이런 효과가 더욱 크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이달 펴낸 'AI 인덱스 보고서'를 보면 AI 코딩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평균 26%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편차는 있다. 손해사정사 임 씨도 모든 동료가 AI를 활용하지는 못 한다고 했다. 그는 "젊은 손해사정사들은 AI 접근성이 높아 득이 되겠지만, 연령대가 있는 손해사정사들은 AI 활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뒤처질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학습과 적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장은 "AI 도입으로 업무 패턴이 변하면서, 여기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가 올라탈지 밀려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한상진·송채린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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