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듐·갈륨 수입의존도 100%...크루서블서 핵심광물 11종 생산
온산 통합제련 기술 미국에 이식...갈륨·게르마늄 신규 생산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제련·정련 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광산에서 원료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금속으로 가공할 설비와 기술이 없으면 공급망 자립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추진하는 통합제련소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50년 넘게 축적한 통합제련 기술을 미국에 옮겨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12종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할 계획이다.
![]() |
| ▲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
1일 업계에 따르면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등과 함께 약 74억 달러(약 10조825억 원)를 투자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7년 착공해 2029년 아연·연·동 공정의 시운전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2030년 전체 공정의 정상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사업을 'FAST-41' 대상으로 지정했다. FAST-41은 대형 인프라 사업의 연방 인허가 일정과 환경심사 절차를 통합 관리해 심사 지연을 줄이는 제도다.
광산에서 캔 광석을 곧바로 반도체나 방산제품에 사용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광석에서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해 금속 함량을 높인 '정광'을 만든 뒤, 제련으로 금속을 추출하고 정련을 통해 순도를 높여 산업용 소재로 가공한다. 금속의 종류와 원료 특성에 따라 구체적인 공정은 달라진다.
이처럼 광물을 산업용 금속으로 가공하는 제련·정련 역량도 공급망의 핵심이다.
유경근 국립한국해양대 교수는 "중국이 금속 생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미국이 핵심광물을 금속으로 제련·정련해 생산하려면 공장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이 많지 않다 보니 한국 기업의 기술을 활용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주요 핵심광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 고려아연이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미국의 2024년 순수입 의존도는 인듐·갈륨이 각각 100%, 비스무트 89%, 안티모니 85%이며, 게르마늄은 50%를 웃돈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크루서블의 완전 가동 기준 연간 생산능력은 인듐 91t, 안티모니 2559t, 비스무트 431t, 갈륨 54t, 게르마늄 44t이다. 회사는 이들 광물을 미국에서 생산함으로써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방산업계의 수요 확대에 따라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듐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안티모니는 난연재와 납축전지 등에 사용된다. 갈륨은 전력·고주파 반도체와 발광다이오드(LED), 게르마늄은 광섬유와 적외선·야간투시장비 등에 쓰인다.
고려아연의 핵심 경쟁력은 한 제련소에서 여러 종류의 금속을 뽑아내는 통합공정 기술이다.
회사에 따르면 온산제련소는 아연·연·동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원료에 함유된 가치 있는 금속을 회수하는 '유가금속 회수율'을 최대 96.5%까지 높였다. 금속 함량이 낮거나 불순물이 많은 정광은 물론, 폐금속 등 재활용 원료도 처리할 수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온산제련소는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구축해 유가금속 회수율을 96.5%까지 높이고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전략광물 회수율도 80%대로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제련소에도 온산과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적용해 초기 기술·운영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화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총 22종의 비철금속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크루서블의 생산 예정 품목은 아연·연·동·금·은·인듐·안티모니·비스무트·텔루륨·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 12종이다. 이 가운데 갈륨과 게르마늄은 온산제련소에서도 아직 상업 생산을 시작하지 않은 품목이다.
원료는 미국과 멕시코 등 북중미를 중심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니어스타에서 인수한 미국 광산과 북미 지역 신규 광산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동 스크랩과 제련 부산물 등도 활용한다. 다만 구체적인 원료 공급계약과 생산물 구매계약 현황은 비밀유지계약(NDA)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