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전망대] 최측근 비극까지…나동연 시장 옥죄는 경찰수사

박동욱 기자 / 2026-11-01 17:49:14
얽히고설킨 4대 사법 리스크…가늠하기 힘든 수사 칼날

"나동연 시장님은 참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올해 6·3지방선거에서 참모들이) 많이 떨어져 나가면서 (챙겨야 하는 짐이) 저절로 정리됐습니다.…(중략)…나도 이제 그만두겠다고 (시장님께) 여러 차례 전달했고, 그렇게 다짐받았습니다."


지난주말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한정우(62) 양산시 정책특보는 지역 최대 문화행사인 삽량문화축전이 마무리된 10월 6일 낮 몇몇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간 쉴 새 없이 일하다보니, 가정을 소홀히 했다. (주변이 정리가 되는 대로) 캠핑차를 구입해서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닐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양산시 청사 전경. [양산시 제공]

 

한 특보는 올해 선거 캠프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나 시장과의 작별을 예고한 바 있다. 곁에 있던 나 시장도 "워낙 입장이 확고해 받아들였으나, 1년만 더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선거 캠프 내에 견제 세력이 포진해 있어 비선으로 움직여야 했던 그의 행보는 결과적으로 나 시장의 사법 리스크로 이어지는 '잠복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30대 초반, 나동연 시장의 6촌형인 나오연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그는 평생을 나씨 가문과 함께하며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다 세상을 떠난 비운의 인물로 남게 됐다.

 

나동연 시장의 '사법 리스크'는 혐의 대부분 외관상 자신과 직접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장의 선거법 위반 수사 상황과는 궤를 달리한다. 하지만 한 특보의 사망 사건이 상징하듯, 건별 혐의가 얽히고설켜 향후 경찰 수사의 칼날이 어느 지점에 모아질지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나 시장의 사법리스크는 △측근의 사전 선거법 위반 △회계책임자의 회계 부정 혐의 △선거 캠프의 상대 후보 명예훼손 혐의 △유세 도중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 4가지로 정리된다.


이 중 '측근의 사전 선거법 위반' 혐의는 한 특보가 회장으로 겸직하던 수영연맹의 회원들을 선거 캠프에 동원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 사조직 형태로 활동했다는 내용이다. 당초 11월 초 공소청에 송치될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경찰은 이미 한 특보를 포함해 수영연맹 간부 등 총 4명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선거 뇌관' 회계책임자 혐의…공소시효 임박에 '초미의 관심'

 

한 특보가 숨진 날은 울산지방공소청이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을 위해 통보한 소환 일자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한 특보는 결국 이날 공소청 면담 장소가 아닌 고향 마을 선친 묘소를 찾았던 셈이다. 경찰은 지난 7월부터 압수수색과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조직적 범행 정황을 확보했고, 10월 하순 나동연 시장까지 직접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사전선거법 의혹보다도 선거 캠프 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더 직접적인 뇌관으로 지목해 왔다. 이 혐의는 선거사무원 9명에게 총 140만 원 상당의 주유 티켓을 제공하고 35명에게 차량 교통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양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로 불거졌다. 

 

공직선거법상 회계책임자가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후보자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 특히 선거사범 공소시효가 12월 2일로 임박한 상황이어서, 나 시장의 회계책임자에 대한 기소 여부가 지역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법 6·3·3 원칙'이 엄격히 적용될 경우 내년 10월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최초의 양산시장 민선 4선으로서 평생의 정치 여정을 명예로운 원로의 역할로 마무리하려던 나 시장의 청사진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었다. 집행부에 대한 시의회의 견제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센 가운데, 시정 동력은 이미 사법 리스크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간 모양새다.

나동연 시장이 이 같은 사면초가의 위기를 특유의 활달함과 과단성으로 돌파해 나갈 수 있을지,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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