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조정 아니다"…보유세 타격에 꺾인 강남 집값

설석용 기자 / 2026-08-14 16:44:45
강남·서초 아파트값 2~3개월 만에 하락 전환
압구정 신현대 20억 이상 내린 호가 매물 등장
공인중개사 "내년 초 하락거래 본격화될듯"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집값이 하락 전환했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강남 집값 흐름을 바꾼 것이다.

 

강남권이 두 달 정도 하락했던 올해 초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예고하고 퇴로를 열어준 만큼 이번 하락세는 장기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전경. [이상훈 선임기자]

 

14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내리며 1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초구 역시 -0.04% 떨어져 16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원은 "서울 전체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잇따랐다"며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위주로, 강남구는 대치·개포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권에서는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수억 원 떨어진 하락거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6일 53억9000만 원에 매매됐다. 지난 5월 기록한 최고가(63억 원) 대비 9억1000만 원 빠졌다.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59㎡ 역시 지난 4일 29억 원에 거래되며 전달 신고가(30억8000만 원)가 깨졌다.

 

수십억 원씩 호가를 내린 급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112억5000만 원에 거래됐던 압구정 신현대(현대 9·11·12차) 전용 182㎡의 최저 호가는 현재 87억9000만 원까지 내려앉았다. 한 달 만에 24억 원 넘게 낮춘 셈이다. 

 

압구정 한양3차 전용 161㎡ 호가도 최고가 대비 8억 원 이상 내린 69억 원 선에 형성돼 있다. 한양8차 전용 107㎡도 전달 거래가보다 8억 원 저렴한 49억 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및 초고가 단지를 보유한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인 소득이 적어 보유세 부담을 직접적으로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조합설립인가 후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에 있는 단지들은 향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시한 내 매도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매수세는 여전히 차갑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 나와도 취득·보유 부담이 큰 데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망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의 절세용 급매 문의는 늘었지만, 매수 문의가 적어 매물이 조금씩 쌓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2~3월)에도 대출 규제 누적과 이자 부담으로 강남권 집값이 잠시 주춤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가 금융·대출 여건에 따른 '단기 숨고르기'였다면, 이번 하락장은 보유세 타격과 유예 기간 내 매도 수요가 맞물린 '구조적 하락장'이라는 평가가 많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관망세가 올 하반기 내내 지속되다가, 절세 매물 출회 기한이 가까워지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하락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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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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