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우려' 뒤집은 韓경제…연 2%대 중후반 성장 기대

안재성 기자 / 2026-04-23 16:55:58
수출뿐 아니라 투자·소비도 호조…1분기 1.7% '깜짝 성장'
4월 수출·증시도 '순풍' 지속…"하반기 수출 증가세 둔화" 우려도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1분기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국내외 기관들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었다. 연간 경제성장률 예상치도 2%대 중후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이 1.7%로 집계됐다.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이 5.1% 급증한 걸 비롯해 설비투자(+4.8%), 건설투자(+2.8%), 민간소비(+0.5%)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플러스 성장했다.

 

▲ 경기 평택항 야적장. [뉴시스]

 

1분기 성장률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상했다. 국제기구들은 대체로 그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나틱시스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0%로 0.8%포인트나 낮춰 잡기도 했다.

 

4월에도 수출은 순풍에 돛 단 듯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50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9.4% 늘었다. 반도체가 182.5% 폭증해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3월에 이어 4월에도 역대 최대 수출 행진을 지속 중이다.

 

또 20일까지 4월 무역수지 흑자는 104억 달러, 연간 누계로는 6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실상 한국 경제를 이끌고 가는 두 '반도체 공룡'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은 눈부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6000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0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영업이익(57조2000억 원)은 755% 폭증했다. 1분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이익(43조6000억 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연간 실적(47조2000억 원)의 79.7% 수준이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증시 활성화로 인한 부의효과가 소비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 개선으로 연결되는 걸 부의효과라 한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0% 오른 6475.81로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은은 올해 2.0% 성장을 예측하면서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제시했다. 그런데 1분기에 예상치를 0.8%포인트나 초과했으니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상당폭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급증, 설비투자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한국 경제는 2.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4%로 예측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곧 증권사 등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후반으로 올려 잡은 보고서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한은도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꽤 상향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소 보수적인 전망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4월부터 민간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도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3분기에 마이너스성장을 겪을 수 있다"며 "올해 한국 경제는 2.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0%로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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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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