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우병우 빌딩', 15년째 싸움 계속되는 이유는?

설석용 기자 / 2026-07-31 17:16:36
원고 시선알디아이, 재판부 판단 누락 제기
'등기의 오류' 주장 회피 의혹, 무대응·무변론
"소유권 넘어가도 등기 원인 무효시 모두 박탈"

강남 '우병우 빌딩'으로 불리는 '에이프로스퀘어'의 소유권 공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유권을 갖고 있는 제이알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이 최근 매각을 시도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이 건물은 우병우 가족 회사 '정강'이 5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타 우병우 빌딩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유권 관련 소송은 2011년 완공 무렵부터 지금까지 벌써 15년여 간 이어지고 있다. 

 

▲ 강남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바로세움3차(현 에이프로스퀘어) 빌딩. [시선알디아이 제공]

 

소송의 원고와 피고는 늘 똑같다. 원고는 이 건물을 올린 시행사이자 원소유주인 '시선알디아이'이며, 피고는 시공사(두산중공업), PF금융사(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탁사(한국자산신탁) 등이다.

 

'1대 다(多)'의 싸움이다. 시선 측은 나머지 기업들이 공모해 건물을 강탈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이들의 공모 정황과 관련 증거들을 제출한 결과 2020년 재심이 열렸다. 2014년 최초심은 시선의 패소였다.

 

재심이 열린 재판은 두 가지다. 소유권의 행방을 묻는 '우선 수익자' 존재에 대한 소송과 경매나 매각 등 처분을 할 수 없었던 상황임을 증명하는 소송이었다.

 

재판을 다시 할 상당한 사유나 증거가 인정될 때 재심이 열린다. 그런 만큼 결과도 다를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치열한 공방은커녕 피고 측은 "최초심에서 다 판단된 내용"이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재판부도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재심이 열린 이유, 즉 새로운 증거와 주장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 했다는 이유로 시선 측은 추가 소송을 시작했다.

 

앞서 열린 재심이 이해 관계에 관한 것들이라면, 지금은 '등기'만을 따져보자는 소송이다. 

 

▲ 최초의 보존등기(좌측) 일부와 집합건축물 대장. 보존등기에서는 사무실 호수별 구분이 되어 있는 반면 건축물대장에는 층별 구분만 되어 있다. [시선알디아이 제공]

  

'등기'의 오류…출생신고부터 잘못

 

건축물이 완공됐을 때 건축주(원소유주)만 할 수 있는 보존등기는 시선이 하지 않았다. 당시 두산 측 법무사였던 H법무사가 했다.

 

시선의 인감이 두산에 맡겨져 있었는데, 이 도장 날인에 대해 전혀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출생신고를 제3자가 한 것이다.

 

특히, 보존등기에 등록한 집합건물(오피스 빌딩)의 층수와 구분면적 등은 건축물대장, 토지대장에도 동일하게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현재까지도 다르다. 

 

최초의 보존등기에는 사무실이 34개로 등록됐는데, 당시 건축물 대장에는 층수 구분만 50개로 돼 있다. 

 

또 현재 등기상 건물은 68호실로 구분돼 있는데 건축물대장에는 56개 호실로 등록돼 있다. 이 숫자는 모두 같아야 한다.

 

집합건물은 말 그대로 여러 사무실이 모여 있는 건물로서, 명확한 경계를 통해 구분 소유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등기의 오류'로 현재는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게 시선의 주장이다.

 

또 건물을 사고 팔 때 등록하는 '이전 등기'도 등기법에 어긋난다. '이전 등기'를 할 때는 건물과 땅의 권리를 하나의 서류로 작성해 동시에 접수해야 하지만, 이 건물은 다 다른 날짜에 등록됐다.

 

▲ 서초구청은 에이프로스퀘어 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된 2013년 12월~ 2019년 4월까지 검인을 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시선알디아이 제공]

 

게다가 반드시 관할구청의 확인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도 "검인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해줬다.

 

이 외에도 등기 수리 시각이 공무원 퇴근 이후인 18시 43분이라는 점, 등기에 찍힌 서울등기국 도장이 기존 것과 다르다는 점 등은 숱한 의혹을 더하고 있다.

 

시선 측은 지난 15년의 소송 기간 동안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KPI뉴스가 지금까지의 패소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위 주장에 대해 거론한 내용은 한 줄도 찾을 수 없었다.

 

지난 2024년 소송에선 1심 재판부가 2심 재판부에 사건을 올릴 때 핵심 증거를 누락한 사실도 확인됐다. 법원 온라인 '사건기록열람'을 보면, 서증등목록(제출한 증거) 갑49번 뒤에 곧바로 갑290-1이 나온다. 약 240여개의 증거가 목록에서 빠져 있는 것이다.

 

시선 측에 따르면, 당시 2심 재판부에서 이 사실을 인정하고, 누락된 증거를 다시 제출하기도 했다.

 

▲ 법원 온라인 사건기록열람 화면 갈무리. 오른쪽 서증등목록(제출된 증거 목록)을 보면, 갑49에서 곧바로 갑290-1로 이어진다. 중간 번호가 사라졌다. [시선알디아이 제공]

  

'등기 소송' 피고들 불출석·무답변…다음 달 20일 선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8민사부는 다음 달 20일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및 부당이득금반환 소송'에 대해 선고한다. 

 

그동안 세 차례 변론기일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피고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는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우리은행이다. 지금까지 건물 소유권을 순차적으로 넘겨받았던 기업들이다.

 

이번 소송에서 답변서는 현재 소유주인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제출했다. 지난 소송의 판결문이었다. 이미 판단받은 내용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나머지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시선 측이 보존등기와 각각의 이전등기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도 답변은 필요한 상황이나 답변하지 않았다. 

 

등기법상 보존등기 또는 중간의 이전등기가 무효로 인정되면, 그 이후의 후행 등기 모두가 무효로 처리된다. 이 건물은 현재 매각 절차를 밝고 있어, 다음 달 선고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대근 시선알디아이 대표는 "피고들은 일체의 답변도 하지 않았으므로 법률상 자백 간주에 해당된다"며 "그동안 단 한 번도 판단되지 않은 등기에 대해 법률적 판단만 해달라"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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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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