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티바 신약 개발 중단…'아메리칸드림' 제동 걸린 K-제약

배지수 기자 / 2026-10-28 17:05:16
아티바, 임상 3상 앞둔 AB-101 개발 포기…직원 94% 감축
지씨셀, 美 상용화 계획 제동, 7700만달러 마일스톤 불투명
지씨셀 "자체 신약 개발 영향 제한적"…후속 사업은 미지수

미국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가 핵심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했다. 핵심 기술을 이전하고 미국 진출을 계획했던 지씨셀(GC Cell)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아티바는 대규모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지분을 갖고 있는 지씨셀은 사업 성과에 따른 수익이 무산됨은 물론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이 시급해졌다. 

 

▲ 지씨셀과 아티바. [챗지피티 생성]

 

아티바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자연살해(NK)세포치료제 'AlloNK(AB-101)'의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임상 3상 계획을 취소하고 전체 인력의 약 94%도 감축하기로 했다. 합병과 자산 매각, 청산도 검토하고 있다.


AB-101은 지씨셀의 NK세포 대량배양·동결 기술을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건강한 기증자의 면역세포를 미리 대량 생산해 보관했다가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으로, 아티바는 이를 리툭시맙과 병용해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해 왔다.

본래 아티바는 제품 상용화 전 최종 검증 단계인 임상 3상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환자 투여 후 경과를 확인하는 임상 2a상 장기 추적 관찰 결과 치료 효과가 충분히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출시를 바로 앞둔 마지막 관문에서 핵심 효능(지속성) 한계가 드러나며 발목이 잡힌 셈이다.

아티바는 "장기 치료 효과와 안전성, 향후 개발 및 상업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력 감축은 남은 자금을 보존하면서 합병이나 자산 매각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다.

임상 과정에서 안전성 문제도 불거졌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2명이 사망했다. 첫 번째 사망 사례는 치료 전 투여한 항암제 플루다라빈의 신경독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사망은 연구자가 시험 치료와 무관하다고 판단했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씨셀, 미국 신약 상용화 계획 큰 변수


미국 시장을 겨냥한 지씨셀의 신약 상용화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씨셀은 미국 법인인 아티바에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 4종을 넘겨주고 현지 임상과 원료 의약품 위탁생산(CDMO)을 함께 추진해 왔다. 

 

문제는 이번에 개발이 중단된 'AB-101'이 이 중 상용화에 가장 가까웠던 핵심 물질이었다는 점이다. 시판 허가를 받기 직전 단계인 임상 3상 진입을 눈앞에 두고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의 가장 유력한 카드를 잃게 됐다.


지씨셀은 2019년 AB-101을 기술이전하면서 개발 단계별로 최대 2200만 달러(약 294억 원), 판매 성과에 따라 최대 5500만 달러(약 735억 원) 등 총 7700만 달러(약 1029억 원)의 기술료와 별도 판매 로열티를 받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아티바가 개발을 전면 중단하면서 이 기대 수익도 불투명해졌다. 특히 판매 성과에 따른 최대 5500만 달러(약 735억 원)와 판매 로열티는 제품 상용화를 전제로 한 수익인 만큼, 현재 개발 중단 상태가 유지된다면 지급받기 어렵다.

아티바의 대규모 인력 감축은 나머지 3개 후보물질 개발에도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전체 인력의 94%를 줄이기로 하면서 이들 후보물질의 개발 일정과 지속 여부에도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씨셀과 모회사인 지주사 녹십자홀딩스(GC)는 아티바 지분을 각각 3.3%, 9.0% 보유하며 녹십자그룹 차원에서 총 12.3%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이에 따라 아티바의 사업 축소가 지씨셀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지분 가치가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씨셀은 이번 개발 중단이 자체 신약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미국에서 중단된 약과 지씨셀이 국내에서 직접 개발 중인 약은 제조 기술과 치료 대상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중단된 'AB-101'은 유전자 조작이 없는 일반 NK세포를 기존 치료제와 함께 투여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반면, 지씨셀이 독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은 세포에 유전자 내비게이션을 달아 암세포만 정밀 공격하는 차세대 'CAR-NK 항암제'다.

지씨셀 관계자는 "아티바는 이전받은 물질을 리툭시맙과 병용해 자가면역질환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왔다"며 "지씨셀은 질환과 개발 전략이 다른 CAR-NK 파이프라인을 별도로 개발하고 있어 이번 중단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바의 인력 감축이 다른 기술이전 후보물질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아티바도 어제(27일) 발표했기 때문에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배지수 기자

배지수 / 산업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