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인근 땅값만 들썩"…주택 시장은 별개
"5억 무이자 대출" 소문…지역 거주는 '아직'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광주를 포함한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구축하고, 충청과 영남 지역 등에도 피지컬 AI와 첨단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는 지역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만한 대형 호재로 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주택 시장이 큰 영향을 받긴 어렵다고 본다. 계획의 현실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데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주택 시장을 자극할 수준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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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 회장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맞춰서 현재 진행 중인 생산 거점을 빠르게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남권 등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서 압도적인 공급 역량을 미리 확보해 나가야 한다"며 "용수, 전력, 값싸고 안정된 용지, 인프라 등이 구축된 새로운 사이트를 확고하게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연이어 마이크를 잡았다. 최 회장은 서남권 반도체 신규 클러스터에 4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회장은 광주를 콕 집어 "전력, 용수, 인력 확보, 여러 인프라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배터리), 구미(로봇), 인천 송도(바이오) 등 전국 주요 거점에 대한 투자 계획도 이날 회의에서 다뤄졌지만 시선은 단연 광주로 쏠렸다.
양대 대기업의 수장들이 직접 대규모 투자 소식을 공식화한 것은 지역 경제 입장에선 분명 큰 호재다. 실제로 반도체 공장 예상 지역으로 거론된 첨단3지구와 광주 군공항 인근 지역에는 투기성 문의나 수요가 몰리고 있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다만 아직은 공장 부지 같은 토지에 대한 매수 문의 위주다. 투자 계획이 아파트 등 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아직은 두 기업의 투자계획이 선언적인 계획 단계인 데다, 수십 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 특성상 차기 정부에서도 차질 없이 사업 진행이 가능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산업 단지가 실제 구축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아파트 등 주택 시장의 활력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인 반도체 수혜 지역인 용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장이 들어선다고 곧바로 아파트값이 뛰는 게 아니라, 우선 땅값만 먼저 반응하고 주택 시장은 한참 뒤에야, 그것도 제한적으로만 움직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광주에 반도체 공장을 언제 지을 수 있을지, 정확히 어디에 지을 수 있을지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라며 "해당 지역이 대규모 산업단지를 수용할 만큼의 토지와 전기, 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조기 확보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 신설에 따른 클러스터 조성과 협력업체 유입 기대감은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일자리 하나만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공장 부지 인근의 광주 쪽 땅값은 분명히 올라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방 주택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미분양 적체, 인구 감소,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 등 근본적인 숙제를 이 투자 하나로 해결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당시에도 인근 땅값이 급등하긴 했으나 주택 시장은 이내 잠잠해졌다"며 "이 대형 사업이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사서 완공 시점을 기다리는 것은 투자로서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각에서 기대하는 지방 미분양 해소, 수도권 쏠림 완화 등은 아주 긴 호흡으로 봐야 하는 장기 사안"이라면서 "그간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등의 사례에 비추어보더라도, 계획 발표 직후 유의미한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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