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전환 파고에 반도체·전자 넘어 정유·조선까지 냉각 시장 진출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냉각기술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기존 공랭식 냉각의 한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액침냉각으로의 기술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전자업계를 넘어 정유·조선업계까지 냉각기술 경쟁에 뛰어드는 중이다.
2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지난해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일본 전체 전력 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시장 규모는 2026년 60억 달러에서 2035년 271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 ▲ 글로벌 액침 냉각 시장 규모 전망. [글로벌뷰리서치 제공] |
냉각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AI 연산 과정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HBM(고대역폭메모리)의 발열량이 폭증하기 때문이다. 발열을 잡지 못하면 칩이 타버리거나 성능이 저하된다. 칩 성능이 증가하면서 기존의 공랭식 냉각으로는 점점 발열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추세다.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액침냉각이다. 액체냉각이 물이나 냉각액으로 열을 직접 흡수하는 방식이라면,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통째로 담그는 방식이다. 냉각 효율이 뛰어나고 에너지 사용량도 줄일 수 있어 고성능 AI 서버 운용에 적합하다.
추세는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발열 관리를 칩 설계 단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패키지 내부에 냉각 기능을 통합한 'iHBM' 기술을 공개했다. 일체형 냉각 요소(ICE)를 적용해 고성능 메모리의 발열을 칩 수준에서 제어하는 것이 핵심이다.
LG전자는 E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용 공조 사업을 강화하면서 관련 R&D 인력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냉난방공조 전문기업 플랙트그룹을 인수했다. 이달부터는 인도 신규 생산기지를 본격 가동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 |
| ▲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부유식데이터센터(FDC) 조감도. |
액침냉각의 핵심 소재인 냉각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유업계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일찌감치 글로벌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와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GS칼텍스는 2023년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한 바 있다.
조선사들도 냉각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심층 해수로 서버 열을 식히는 5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loating Data Center·FDC) 모델을 개발 중이다. 냉각탑 없이도 효율적인 열관리가 가능한 구조다. 조선사의 해양 기술이 데이터센터 냉각에 접목되는 사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서버가 진동 등에 민감한데 부유식 구조 쪽에 강점이 있다 보니 기술적으로 관련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DCW 2026'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FDC가 개념 설계 인증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냉각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본다. GMI 보고서는 "액체 및 액침 냉각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특히 중동·아시아 등 고온 지역을 중심으로 액침냉각 인프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