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보험사 인수 의지 '확고'…예별·카디프·KDB·롯데 중 어디 노릴까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04-29 18:03:50
"빠른 보험업 라이선스 확보가 중요…예별·카디프부터 노릴 듯"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 의지는 확고한 가운데 시장에 나와 있는 네 매물 중 어디를 먼저 노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보험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보험사 매물은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KDB생명보험·롯데손해보험·BNP파리바카디프생명 네 곳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옛 MG손보 매각을 위해 설립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보는 지난 16일 본입찰을 실시했으나 유찰됐다. 한투만 단독 응찰하면서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탓이다.
예보는 "단독 응찰자를 포함한 잠재 매수자의 인수 의사를 타진해 매각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재공고 입찰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5개 손해보험사(삼성·DB·현대·KB·메리츠)로 계약을 이전할 방침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4일 KDB생명 지분 99.66% 전량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고 7번째 매각 절차에 진입했다. 산은은 3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연내 거래 종료를 목표로 잡았다.
롯데손보는 지난 27일 정기주총에서 강민균 JKL파트너스 각자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매각 속도전 신호를 켰다. 카디프생명은 한투가 지난해부터 실사를 진행해온 매물이다.
반드시 보험사를 인수하겠다는 한투 의지는 뚜렷하다. 김남구 한투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대한 빨리 보험사를 인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정기 주총 직후에도 한투는 "되도록 연내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주된 이유는 장기자금이 필요해서다. 현재 한투는 자금조달을 대부분이 발행어음, 환매조건부채권(RP), 고객예탁금 등 단기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단기 자금으로 장기 부동산·인프라·해외 대체투자를 굴리는 구조 탓에 '자산-부채 만기 미스매칭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
또 한투 발행어음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192%에 달했다. 한도(자기자본 대비 200%)를 이미 꽉 채운 셈이다.
한투가 사업 구조를 개선하려면 새로운 자금원, 특히 만기가 긴 자금원을 구해야 한다. 이 점에서 보험사가 매력적이다. 보험사 주력 상품인 종신·연금보험은 대개 만기가 20년이 넘어 단기 자금의 만기 약점을 자연스럽게 상쇄한다.
시장과 보험업계에서는 한투가 예별손보와 카디프생명부터 노릴 것으로 예측한다.
한 증권사 IB 부문 직원은 "한투는 보험업 라이선스를 빠르게 확보하는 게 1차 목표"라면서 "자본확충 부담이 작은 카디프생명이나 예별손보 같은 중소형 매물을 먼저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 임원은 "KDB생명은 외형은 크지만 신계약 효율이 떨어져 사실상 '껍데기'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롯데손보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4일 롯데손보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를 '경영개선권고'에서 '경영개선요구'로 격상했다.
한 대형 생보사 임원은 "외형만 보면 KDB생명과 롯데손보가 크지만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진짜 가치는 보유계약 마진(CSM)에서 갈린다"며 "예별손보는 보유 CSM이 5000억 원대로 평가돼 인수 후 경영정상화만 이뤄면 단기간에 이익 회수가 가능한 구조"라고 짚었다.
문제는 자본잠식 매물이란 점이다. 예별손보는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계 -487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시장에서는 예별손보 정상화에 약 1조3000억 원의 추가 자본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한다. 한투는 이 중 1조 원 이상을 예보 공적자금으로 메워달라는 입장인 반면 예보는 7000~8000억 원 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디프생명은 부실 위험이 가장 낮다. 다만 방카슈랑스 채널 의존도가 높아 신계약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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