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과세 강화 철회…급매 사라지고, 눈치보기는 장기화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9-02 16:34:10
2~3주 하락하던 강남·서초 아파트값 반등 우려
개정 폭 작아 시장 영향 미미할 것이란 전망도
'매물 소멸' 아닌 '시점 연장', 장기적 눈치보기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해 세 부담을 대폭 늘리려던 과세 강화 방침을 한 달 만에 철회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까지 징벌적 과세 대상에 포함한다는 비판을 반영해 제도를 현행 수준으로 원상복구한 것이다.
그러나 세제 강화의 핵심 틀은 유지된 데다, 법안의 최종 향방을 가를 국회 심사가 변수로 남아 있어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가뭄과 매수·매도자 간 팽팽한 '눈치보기'는 연말까지 길어질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 확정안을 의결했다. 지난달 발표했던 원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과세 강화 방침을 대폭 후퇴·수정한 내용이 담겼다.
당초 정부는 실거주 여부에 따라 과세를 차등화하고자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축소하려 했으나, 이를 철회하고 현행 12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 역시 1인당 4억 원에서 6억 원(합산 12억 원)으로 조정해 단독명의와의 형평성을 맞췄다.
직전 연도 보유세 대비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이려던 방안도 백지화하고 현행 150%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은 원안대로 유지되어 실거주 우대 기조의 큰 틀은 이어간다.
이번 과세 철회로 부동산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지난달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약세를 보이던 강남권 집값의 흐름 변화다.
8·3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종부세 부담 우려로 서울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2~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압구정 등 초고가 단지에서는 수억 원 내린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 과세 부담이 현행 수준으로 원복되면서 세금 폭탄에 등 떠밀려 집을 내놓으려던 '급매물'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 규제와 높은 집값으로 매수세가 제한된 상황에서 세금 부담으로 인한 급매물이 늘어나는 것이 강남권의 가격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며 "이번 조치로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의 매물 증가 속도가 둔화하면서 가격 조정 압력이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 개정 내용이 기존 제도 수준으로 복귀한 것에 불과해 실제 시장 전체에 미칠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세제 부담이 대폭 완화된 것이 아니라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거래 심리를 반등시키거나 집값을 과열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유세 부담이 사라진 정도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돼 있어 거래가 폭증하거나 가격이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급매 압박에서 한숨 돌린 집주인들이 다시 장기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정부 방침에 따라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이 가장 큰 구간인 내년 5월 정도까지가 '매도의 적기'로 평가된다. 이 또한 기존 흐름대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제 강화라는 기본 방침이 지속되는 데다 공제금액과 세 부담 상한도 종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불과해 보유세 인상 속도만 조율된 셈"이라며 "결국 정책 목표와 시장 영향은 기존과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별 감당 범위 내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고 급매물 소진 후 고가 지역 가격이 회복되는 등 전반적인 시장 전망은 기존과 동일하다"며 "매매 거래 위축 속에서 세 부담 전가 등으로 인한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소도 계속해서 관찰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포함한 11개 세법 개정안을 오는 3일 국회에 제출한다. 법안은 이번 정기국회 기간 동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및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2월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당 일각에서는 불가피한 사유에 대한 예외 규정을 세법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추가 보완 요구가 나오는 반면, 야당은 정부의 한 달 만의 정책 번복을 두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의 최종 의결까지 세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만큼, 매매 시장 관망세와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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