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개소 삼성, 생산거점 찾는 SK…달라진 일본 활용법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 2026-09-09 17:52:24

삼성전자, 요코하마에 첨단패키징연구소 개소…日 소부장 15개사와 협력
최태원 "조만간 결정"…회사 측은 "확정된 것 없다"
전문가 "삼성은 R&D 협력, SK는 생산기지 확보가 목적"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에 반도체 연구소를 열고 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와의 협녁을 강화한다. SK하이닉스도 일본 내 반도체 투자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일본 활용 전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일본 등 협력 거점을 넓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 [챗GPT 생성]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서 첨단패키징연구소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 개소식을 열었다. 2024년부터 5년간 약 400억 엔(약 3500억 원)을 투자하며, 오는 2027년까지 연구인력을 1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개소식에는 도쿄일렉트론, 이비덴, 레조낙, 디스코 등 일본 소부장 15개사가 참석했다.

첨단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후공정 기술이다. 미세공정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 연구소를 통해 신소재 평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특히 여러 개의 작은 칩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하나의 반도체로 쓰는 '칩렛' 방식이 확산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후공정 소부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은 반도체 소부장이 탄탄한 나라"라며 "연구소 개소는 일본 정부의 정책적 수요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재팬(DSRJ)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APL는 R&D(연구개발) 시설인 만큼, 이번 개소가 국내 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APL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과 맞물려 있다.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전체 투자금 400억 엔 중 225억 엔(약 1965억 원)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원한다.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일본에 거점을 마련하며,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 주요 기업들의 연구개발 및 생산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한 매체는 SK하이닉스가 일본 미야기현에 수십조 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SK하이닉스에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SK하이닉스는 "전혀 결정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공식 답변했다.

그러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 내 메모리칩 생산 합작공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최 회장은 "AI 붐으로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고 이런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SK하이닉스는 한국 내에서 투자 계획을 많이 세우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토지·전력·인재·생태계가 있는 곳을 검토 중"이라며 "어디를 우선시하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회사가 일본을 활용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일본은 원래부터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강해, 관련 생태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삼성전자는 도쿄 인근의 소부장 기업들과의 협력에 무게를 두지만 SK하이닉스는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목적이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메모리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설 유인이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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