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AI 수익화 속도…데이터센터 임대 넘어 '토큰 과금'으로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6-11-04 14:45:44
AI 플랫폼·서비스까지 사업 다각화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관건
SK텔레콤(SK Telecom)과 KT, LG 유플러스(Uplus) 등 국내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사업의 수익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공간과 전력을 제공하는 사업에서 나아가 AI 연산 자원을 공급하고, 기업이 여러 AI 모델을 선택·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AI가 처리하는 데이터 단위인 '토큰(Token)'을 기준으로 이용료를 받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통신사의 AI 수익화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 ▲ KT 가산 데이터센터. [KT 제공] |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AI 데이터센터(AI DC)와 기업용 AI 플랫폼, 소비자 대상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대표적인 수익모델은 서버를 설치할 공간과 전력, 냉각 설비 등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것이다. 기존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고성능 AI 서버의 전력·냉각 수요에 맞춰 고도화한 형태다.
AI 데이터센터는 사업자가 어디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수익 구조 달라진다. 공간과 전력 등을 제공하는 상면 임대 사업은 계약에 따라 이용료를 받는다. GPU 서버 등 컴퓨팅 자원까지 공급하면 자원 사용량과 계약 조건에 따라 연산 서비스 매출도 확보할 수 있다.
외부 투자자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을 맡는 DBO(Design·Build·Operate) 사업은 직접 자산을 소유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구축과 운영 과정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 자회사인 SK하이퍼를 중심으로 부지와 전력 인프라 확보, 고객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9년부터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개장하고,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2035년 총 15GW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투자 재원은 자체 출자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와 글로벌 고객의 장기 계약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자체가 곧바로 매출이나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시설을 이용할 기업 고객을 유치하고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
KT는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담당하는 KT클라우드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7월 향후 5년간 약 5조 원을 투자해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전국 3500여 개 통신국사를 활용하는 AI 엣지 인프라도 추진한다. 대규모 연산을 담당하는 중앙 데이터센터와 산업 현장 인근의 통신국사를 연결해 데이터가 발생하는 곳 가까이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빠른 판단과 응답이 필요한 분야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는 방식과 외부 투자자의 자산을 활용하는 에셋라이트(Asset-light) 전략을 병행한다. 글로벌 파트너·자산운용사와 협력하는 DBO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파주 AI 데이터센터에는 2단계 구축을 위해 1조3489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의결했다. 전산 2·3동 건설과 관련 설비 도입, 전산 4동 설계 등에 투입할 승인 한도다.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누적 수주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2027년 6월 준공 예정인 파주 데이터센터 전산 1동은 입주 계약을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주는 계약 기간에 걸쳐 매출로 반영되므로 수주액이 곧바로 당해 매출이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센터는 건설비 외에도 전력비와 냉각 설비 운영비, 감가상각비 등이 발생한다. 시설 규모를 키우는 것과 함께 장기 고객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모델 연결·관리도 사업으로…KT 상용화, SKT 신사업 추진
통신사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수익원은 기업의 AI 모델 이용을 연결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기업이 업무별로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도록 지원하고, 모델 이용량과 비용을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KT는 지난달 30일 기업용 AI 플랫폼 '토큰팩토리'를 출시했다. 국내외 다양한 AI 모델을 하나의 API로 연결해 이용하고, 모델별 사용량과 비용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요금은 AI 모델에 입력한 질문·자료와 모델이 생성한 답변의 토큰 수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토큰은 AI 모델이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로, 모델마다 입력·출력 토큰 단가가 다르다. 기업은 업무에 필요한 성능과 비용을 고려해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스탠더드 요금제는 실제 사용량을 월 단위로 정산하는 후불형을 제공한다. 대규모 AI 운영이 필요한 기업에는 약정 할인과 전용 환경, 기술·운영 지원 등을 결합한 엔터프라이즈 요금제를 제공한다.
KT는 출시 초기 AI 모델 73종을 제공하고, 이후 글로벌 AI 플랫폼과 연계해 지원 모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모델 공급에 사용량·비용 관리와 보안·운영 지원을 결합해 기업의 AI 도입과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토큰 게이트웨이'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AI 사용 패턴을 관리하고, 수요에 맞는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를 연결하는 관제센터 역할을 구상하고 있다.
약 2300만 명의 통신 고객 기반과 결제 체계, AI 플랫폼·인프라를 결합해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서비스와 요금 체계를 공개한 KT 토큰팩토리와 달리, 토큰 게이트웨이는 사업 구상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추는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AI 모델 최적화 전문기업 옵트에이아이와 협력해 모델을 경량화하고 연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은 요청을 처리하고,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GPU와 전력 사용 부담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통신사들의 토큰 관련 사업은 추진 단계와 목적에 차이가 있다. KT는 모델 이용과 과금을 결합한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SK텔레콤은 AI 수요와 모델·인프라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운영 효율을 높여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모델과 토큰 유통,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결합이 통신서비스·IT서비스 사업자의 사업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이 여러 AI 모델을 도입할수록 모델 선택과 비용·보안 관리, 기존 업무 시스템 연동 수요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는 직접 과금 외에도 통신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이탈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ixi-O)'는 통화 내용 요약과 보이스피싱·딥보이스 탐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KT가 참여한 컨소시엄의 '모두의 AI'는 오는 12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대국민 AI 서비스다. 기업에 AI 모델과 연산 서비스를 유료로 공급하는 토큰팩토리와는 이용 대상과 사업 구조가 다르다.
통신 3사의 AI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투자와 서비스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고객 확보와 가동률, 전력·냉각 비용 관리가 중요하고, AI 플랫폼은 기업 고객의 지속적인 이용과 이용량 확대가 핵심이다. 소비자 서비스 역시 이용자 증가가 유료 매출이나 고객 유지 효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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