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 '대용량 경쟁'…고카페인 위험은 통제 밖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6-05-07 17:25:40

커피 한 잔에 카페인 541mg…성인 1일 권장량 135% 수준
해외선 청소년 판매금지 입법…국내선 법적 통제수단 없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앞다퉈 '대용량 커피'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고카페인 섭취 위험이 커지고 있다. 대용량 커피 한 잔에는 하루 섭취 권장량을 웃도는 카페인이 들어 있지만 제대로 된 경고나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던킨 원더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1.4리터 '자이언트 버킷' 커피. [유태영 기자]

 

던킨 '자이언트 버킷' 카페인 541mg '최다'


7일 비알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던킨(Dunkin)은 1.4리터 '자이언트 버킷' 커피를 국내에 한정 출시했다. 현재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메뉴 중 가장 용량이 크다. 올해 초 미국 던킨 매장에서 먼저 출시되며 일명 '양동이 커피'로 화제를 모은 제품이다. 현재 던킨 원더스 청담점, 강남점, 서울역점 등 세 곳에서만 판매중이다.

 

카페인은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불면증, 불안, 심박수 증가, 위산과다, 메스꺼움 유발 등 증상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천처에서 권고하는 하루 섭취 기준은 성인 400밀리그램(mg), 임산부 300mg 이하, 청소년 125mg이다. 

 

던킨 자이언트 버킷 한 잔에 담긴 카페인은 아이스블렌드 제품 기준으로 541mg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성인 하루 최대 섭취 권고량의 135%를 넘는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ml·150mg)와 비교하면 3.6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고카페인 커피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던킨 원더스 매장에 비치된 메뉴판에는 카페인 함량이 적혀 있지 않다. 7일 던킨 원더스 서울역점에 카페인 함량을 문의하자 매장 직원은 한쪽 구석에 비치된 '영양성분 표시기준' 팸플릿을 참고하라며 알려줄 뿐이었다.

 

▲ 7일 던킨 원더스 서울역점 매장 한쪽에 '영양성분 표시기준' 팸플릿이 놓여 있다. [유태영 기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대용량 제품도 카페인 함량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1리터(L)를 넘나드는 대용량 커피가 경쟁적으로 출시됐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대용량 커피에도 일일 기준치에 근접하는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메가MGC커피의 '아이스 메가리카노(1L)'은 290.8mg, 더벤티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점보 사이즈'(960ml)는 336mg의 카페인이 함유됐다. 컴포즈의 '빅포즈 아메리카노'(946ml)는 371mg으로 세 브랜드 중 가장 카페인 함량이 높았다.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아이스 콜드브루' 트렌타 사이즈(887ml)에 함유된 카페인은 360mg이다. 성인 기준 하루 섭취 권고량에 근접한 수준이다.

 

'고카페인 의무 표시' 규정만…해외선 판매금지법 발의

고카페인 음료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이를 제한할 법적 근거는 없다. 

 

현행 식품 표시 광고법 시행규칙은 용량 1밀리미터(mL)당 0.15mg 이상 카페인을 함유한 액체 식품에 총카페인 함량과 '고카페인 함유' 문구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을 뿐, 제조·판매 자체를 규제하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다.

 

반면 해외에서는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영국 보건부는 지난해 1L당 카페인 150mg 이상 음료를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도 고카페인 음료에 유사한 규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비자시민모임 활동가는 "대용량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고카페인 음료를 접하기 쉬운 상황이 됐다"며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제조나 판매를 금지하는 법률은 없기 때문에 메뉴판이나 키오스크 화면에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표시 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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