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들고 가되 분산하라"…9월 증시 '4분할 투자법'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09-02 17:59:49
"7월 쏠림·8월 완화·9월 확산… 화장품·2차전지·방산·원자력에 온기"
"코스피200, S&P500, 화장품·방산 등에 각각 25% 투자 추천"
"금리·환율 변수 대비해 현금도 4분의 1 확보해야"
주식시장이 부진하다. 기업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데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나 유가가 조금만 올라도 주가가 크게 흔들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조선 등등 성장스토리는 왜 더 이상 주가를 끌고가지 못하는가.
이런 시장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고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지금은 의심과 확신이 왔다 갔다 하는 시점"이라면서 반도체는 들고 가되 화장품, 이차전지, 방산, 조선 등에도 눈을 돌릴 때라고 말했다.
구체적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지수에 투자하라"면서 '코스피 200 25%, S&P500 25%, 화장품·2차전지·조선·방산·원자력 등 소외업종 25%'와 '현금 25%'를 조언했다.
최 본부장은 2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증시를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이렇게 제시했다.
"국내는 수급과 심리, 해외는 금리"
최 본부장은 시장을 누르는 변수를 국내와 해외로 나눠 설명했다. 국내 변수는 수급과 심리다. 그는 "고객 세미나를 다닐수록 상처를 많이 입는다. 마음의 상처, 계좌의 상처, 정신적인 상처까지 3중고"라며 "장이 좋을 때는 자발적인 매수가 많은데 지금은 '해봤자 돈도 못 번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해외 변수는 금리다. 그는 "금리와 실적 중 무엇이 더 빨리 올라가느냐가 핵심"이라며 "2월에는 실적이 더 빨리 올라갔지만 지금은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짚었다.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추석 연휴가 겹치는 점도 부담으로 꼽았다. "장이 쉬는 사이 대외 변수가 우리 심리를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돈 버는 속도가 금리보다 빠르면 된다"
금리 상승이 성장주에 악재라는 통념에는 결이 다른 설명을 내놨다. 최 본부장은 "AI 기업들의 매출총이익률은 75% 수준"이라며 "아무리 금리가 높아도 월급이 더 많이 늘면 계좌에 돈이 남는 것처럼, 돈 버는 속도가 금리 오르는 속도보다 빠르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지금은 그 순서가 뒤집혀 있다"며 "속도가 안정돼야 우려가 걷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현재 금리 레벨 자체는 감내할 만하다고 봤다. "미 국채 10년물이 4.7%까지 갔다 온 적도 있는데 그때는 신경 쓰지 않고 갔다"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는 배경도 나라마다 다르다고 했다. 한국은 수출 호조에 기반한 자신감이, 미국은 "연준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채권시장의 반론이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화도 변수로 꼽았다. "엔화는 일본만의 화폐가 아니라 싸게 빌려 전 세계 자산을 사들이던 자금원"이었던 만큼 엔화가 강세로 갈 경우 글로벌 유동성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9월은 쏠림이 아니라 확산"
9월 전략에 대해 최 본부장은 "지수를 보지 말자"고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물론 엔비디아까지, 큰 종목은 실적이 좋아도 금리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대신 "금리 영향에서 비껴 있는 작은 종목으로 바통 터치하듯 접근하라"고 했다.
그는 최근 흐름을 "7월은 쏠림, 8월은 쏠림의 완화, 9월은 확산"으로 요약했다. 반도체와 레버리지 상품에 몰렸던 자금이 풀리면서 화장품, 2차전지, 방산, 원자력처럼 소외됐던 업종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2차전지에 대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대감에 주가가 앞질러 간 측면이 있다"면서도 "AI가 쉬어가면 자금은 다른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우려가 먼저 반영됐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해서는 "우려가 먼저 반영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창신메모리와 양쯔메모리의 추격, D램 가격 상승의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HBM4처럼 고도화된 영역은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급하게 들어갈 필요는 없다. 수율 등 확인할 변수가 많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 본주와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30%대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본주를 ADR로 바꿀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고, 전환에 2~3일이 걸리는 데다 환변동성까지 겹쳐 차익거래가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장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괴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도 했다.
"코스피200·S&P500·소외 업종·현금 4분의 1씩"
포트폴리오는 4분법을 제시했다. 코스피200 25%, S&P500 25%, 화장품·2차전지·조선·방산·원자력 등 소외 업종 25%, 현금 25%다. 그는 "반도체는 내년에도 주도주"라면서도 "변수가 많은 만큼 개별 종목을 직접 담기보다 지수와 ETF로 접근하는 편이 편하다"고 했다.
오픈AI 등의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도 "자금 쏠림은 불가피하지만 그 돈이 결국 데이터센터로 들어오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 수요로 연결된다"고 봤다. 그는 현 국면을 "쩐의 전쟁이자 금리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하며 "칩이 모자란 건 사실인 만큼 실망하지 말고 믿고 기다리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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