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 변압기 넘어 배전·BESS로...HD현대일렉, 새 성장축 키운다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 2026-10-30 17:48:36

배전·신사업 매출 85.8% 증가...안좌도 BESS 1250억 반영
배전변압기·차단기 패키지 발주 확대...청주에 1980억 투자
미국 BESS 시장도 공략...북미 빅테크 수요에 생산능력 확충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 변압기에 이어 배전기기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로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용 배전기기 공급이 늘고 대규모 BESS 사업 매출이 반영되면서 올해 3분기 배전기기·신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8% 증가했다.

 

그동안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배전기기 공급을 늘리고 BESS 사업을 추진해 온 성과가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 자료=HD현대일렉트릭

 

30일 HD현대일렉트릭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1799억 원, 영업이익은 28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 15.1% 늘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3582억 원, 영업이익은 8298억 원으로 각각 15.2%, 23.0% 증가했다.

 

매출 성장이 두드러진 부문은 배전기기·신사업이다. 3분기 해당 부문 매출은 325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1억 원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6%에서 27.6%로 높아졌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 수주한 안좌도 BESS 사업 매출 약 1250억 원이 반영됐다. 해당 부문 매출 증가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다. BESS는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해 전력 수급을 조절하는 설비다.

 

HD현대일렉트릭은 HD현대 그룹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반 등 전기를 송·배전하는 데 필요한 설비를 생산한다. BESS는 배터리가 핵심이지만 저장된 전기를 실제 전력망에서 사용하려면 전력변환장치와 에너지관리시스템 등도 필요하다.

 

배전기기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송전망을 통해 들어온 전기를 최종 사용처에 맞게 전압을 조절하고 나눠 공급하는 설비로, 배전변압기·차단기·배전반 등이 포함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장 등에 공급되는 배전기기 판매가 늘었고, 북미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주 방식도 개별 제품 구매에서 여러 설비를 묶는 패키지 형태로 확대되는 추세다. 배전변압기는 전압을 사용처에 맞게 낮추고, 차단기는 전기 사고가 발생하면 전류를 끊는다. 배전반은 전력을 여러 설비에 나눠 공급하고 제어한다.

 

회사 관계자는 "배전변압기나 차단기, 배전반 등을 묶어 패키지 형태로 발주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특정 제품 하나보다는 전체적인 제품군이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 원 규모의 전력·배전기기 장기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배전기기 계약 규모는 5539억 원이다.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에 맞춰 오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 청주 배전캠퍼스에는 1980억 원을 추가 투자한다. 배전변압기와 배전반 생산시설 등을 확충해 연간 매출 기준 약 2500억 원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2028년 배전사업 매출 목표는 1조1000억 원 이상이다.

 

BESS 사업은 미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텍사스의 200MWh(메가와트시) 규모 '루틸 BESS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약 1400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HD현대일렉트릭이 설계·조달·시공을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BESS는 전력계통 안정화 역할을 하는 사업으로 미국 시장을 많이 노리고 있다"며 "텍사스 법인도 설립하고 현지에서 수주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북미 데이터센터용 배전기기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전변압기 매출이 기존 1000억 원 초반 수준에서 내년에는 최대 3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북미 데이터센터용 배전변압기가 청주 배전캠퍼스 증설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품 표준화와 생산량 확대에 따른 효율 개선을 감안하면 배전사업의 외형 성장이 이익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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