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비중은 작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 30%대로 치솟았다.
임대차법 시행 전 1년간의 월세 거래 비중은 평균 20%대 중후반 선이었다. 30%를 넘어선 적은 2019년 8월(30.0%)과 2020년 4월(32.7%) 두 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임대차법 시행 이후로는 월세 거래 비중이 줄곧 30% 선을 넘고 있다.
전세 품귀에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월세 낀 계약을 맺는 사례가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이 비중의 증가 폭이 작년보다 더 커졌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맞물리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8~10월 기준 서울 25개 구 가운데 20개 구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50.6%)가 50%를 넘어 가장 높았고 이어 중랑구(47.8%), 강동구(46.2%), 송파구(44.6%), 은평구(42.8%), 강남구(42.6%), 구로구(40.7%), 강서구(40.1%) 등의 순이었다.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권,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지를 가리지 않고 월세 거래 비중이 확대된 셈이다.
특히 정부가 매매·전세 거래를 더욱 어렵게 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책을 내놓은 만큼 월세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매·전세대출이 제한되거나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든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보증부 월세를 선택하는 월세화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