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세수 펑크' 경기도, 재정 비상선언에 도의회 "의회 패싱에 대책도 없다"

진현권 기자 / 2026-09-11 15:20:12
예결위 첫 심의, 집행부 '세수 예측 실패·소통 부재' 한목소리 질타
"무분별 확장재정 후 도민·도의회에 재정 위기 책임 전가"
집행부 "비상 재정에 공약 사업도 난항…최우선 과제는 재정 정상화"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첫 심의에서 집행부가 세수 예측 실패로 재정 부실을 초래했음에도 그 책임을 도민과 도의회에 전가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11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제2회 경기도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최경순 위원이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인터넷 방송 캡처]

 

더욱이 집행부가 핵심 파트너인 도의회를 패싱하고 시·군 보조율을 30%로 대폭 낮추기로 하면서, 각 시·군의 주요 사업이 일제히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열린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기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위원들은 집행부가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각종 사업을 감액하면서도 도의회와 사전 소통과 설득 노력이 전혀 없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예산 심의에서는 △세수 예측 실패로 인한 재정 부실 초래 △재정비상 선언 이후 재정 정상화 로드맵 부재 △기준 보조율 30% 축소에 따른 시·군 재정 부담 전가 문제 등이 집중적인 도마 위에 올랐다.

 

첫 질의에 나선 이성원(민주·시흥5) 위원은 "경기도가 확장재정을 내세워 예산을 무분별하게 집행해 놓고, 이제 와 감당이 안 되니 재정 비상선언을 하며 시·군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이어 "그동안 유지해 온 70%의 시·군 보조율을 갑자기 30%로 축소하는 것은 사실상 사업을 중단하라는 뜻 아니냐"며 "재정 비상선언을 했다면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도지사는 향후 10년의 희망과 비전을 도민에게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도정의 최우선 목표는 재정 정상화"라며 "이번 추경은 물론 내년 본예산조차 도지사 공약 사업을 반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답변했다.

 

김명숙(민주·평택2) 위원 역시 "단순히 '돈이 없다'고 일축할 것이 아니라 들어올 세원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가내시 금액을 확인한 뒤 추경을 편성했어야 한다"고 꼬집으며, 3000억 원 규모의 세수 결손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를 요구했다.

 

조병래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은 "7월 말 기준 취득세 목표액 8조1510억 원 중 4조5656억 원만 징수돼 약 1900억 원이 부족한 상태"라며 "연말까지 취득세 2500억 원, 등록면허세 500억 원 등 총 3000억 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11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제2회 경기도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이영봉 위원이 조병래 경기도 자치행정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이어 "8월 16일 정부의 신규 주택공급 정책 발표로 광주·남양주 등 10개 지역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었으나, 이에 따른 세수 영향은 세수 추계에 즉시 반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위원은 "정부나 타 지자체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신속히 대안 정책을 마련해 제시해야 한다"며 "도지사가 언론을 통해 재정난만 언급하니 현장에서는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정작 실질적인 해결 방향과 대안은 제시된 적이 없다"고 성토했다.

 

최경순(민주·안양2) 위원도 집행부의 소통 부재를 짚었다.

 

최 위원은 "도의회에 사전 설득을 구하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한다. 도지사는 중앙정부, 시·도지사협의회, 도의회를 아우르는 '쓰리 트랙(Three-track)' 협력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본 위원이 속한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가 이번 감액추경의 직격탄을 맞았다. 세수 여건이 악화됐다면 지난해 본예산이나 제1회 추경 때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경기도 복지 예산 비율이 50%에 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통 및 소상공인 관련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각 상임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결특위에 제출된 972억 원 규모의 증액 예산안에 대한 재원 확보 방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 11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제2회 경기도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전자영 위원이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인터넷 방송 캡처]

 

유호준(민주·남양주6) 위원은 "상임위에서 증액된 972억 원을 반영하려면 가용재원이 필수적인데, 예상되는 추가 세입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정 실장은 "지방채 발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며, 29개 기금 역시 연말까지 약 2000억 원 잔액이 예상되나 고유 목적사업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재원은 남겨두어야 해 활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유 위원이 "중앙정부를 통한 재원 확보 가능성"을 재차 묻자, 정 실장은 "제도 개선 없이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상임위 증액안을 반영하려면 기존 사업을 재조정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지훈(민주·하남3) 위원이 국비 증액에 따른 도비 매칭 부담 대책을 묻자, 정 실장은 "가용재원이 축소된 만큼 모든 국고보조사업을 지속적으로 수용해야 하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영봉(민주·의정부2) 위원은 세수 추계 오차 문제를 지적했다. 이 위원은 "세수 추계가 어긋나면 사업 축소, 집행 지연, 추경 감액, 기금 전용, 지방채 발행 등 행정 전반에 연쇄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향후 세수 전망을 물었다.

 

조 국장은 "2027년도 세수 추계는 가안 기준으로 15조5000억 원에서 15조6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본다"며 "고금리 기조 등으로 내년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체납액 징수 강화와 신규 세원 발굴을 통해 연간 2000억 원 이상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답변했다.

 

전자영(민주·용인4) 위원은 "이번 재정 위기의 근본 원인은 2026년도 본예산 편성 당시의 세수 추계 오류에 있다. 그 결과가 감액예산안 편성으로 이어졌는데, 책임을 지는 이는 없고 부담만 도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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