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잡이 발로건 출전 문제로 경기 전부터 관심 모아
'징계로 출전 불가'→ 트럼프-FIFA 회장 통화 후 '출전 가능'
FIFA의 특혜 부여, 세계 축구계 인사들 거센 반발 초래
부당한 압력 논란을 빚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개입'도 자국 축구 대표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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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 일대에서 거행된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 뉴시스] |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은 벨기에에 1대4로 패하며 탈락했다.
벨기에는 샤를 더 케텔라러(전반 9분, 전반 33분), 한스 바나컨(후반 12분), 로멜루 루카쿠(후반 추가시간 3분)가 연이어 골을 기록하며 미국을 압도했다. 미국은 말리크 틸먼의 만회 골(전반 31분)로 1점을 따라가는 데 그쳤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8강 진출을 노린 미국 대표팀의 꿈은 이날 패배로 좌절됐다. 이로써 공동 개최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 모두 16강전 패배를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미국을 이긴 벨기에는 8강전에서 스페인을 만나게 된다. 스페인은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1대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 경기는 시작 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경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국 대표팀의 골잡이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 문제였다. 발로건은 1일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그로 인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16강전에 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FIFA는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1년 유예해 16강전에 나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개최국인 미국 대표팀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특혜를 베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통화한 후 FIFA에서 문제의 특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사실을 인정하며 "내가 한 것은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의 사법 기구는 독립적"이라며,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과 발로건 징계 유예 결정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들의 해명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로 FIFA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자 FIFA 평화상을 신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기는 등 노골적인 친트럼프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앤드루 줄리아니가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뒤집기 위해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에 대해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FIFA가 밀어붙인 발로건 출전 정지 징계 유예 특혜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의 16강전 상대인 벨기에는 물론 유럽축구연맹과 여러 나라의 축구계 인사들이 FIFA의 특혜 부여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럼에도 특혜는 철회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발로건은 16강전 경기에 나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며 월드컵을 마감했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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