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책 고심 중…시장서 예탁금 상향, 수수료율 인상 거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수급 쏠림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학계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본예탁금 상향 등 진입장벽 강화 조치를 넘어 '상장폐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애초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에 대한 레버리지 ETF 출시를 허용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고조된 시기에 이 같은 고위험 상품을 승인한 것은 정책적 타이밍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부작용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상품 구조 자체에서 비롯된 한계이기 때문이다. 고수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두 종목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은 심화했고, 이는 국내 증시 전반의 변동성을 왜곡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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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실제 투자 수익률도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6월 26일 삼성전자 종가는 33만9500원으로 레버리지 ETF 출시 전인 5월 26일 종가(29만9000원)보다 13.5%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12.4%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2배는커녕 현물 투자에도 못 미친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37.1%로, 현물 주가 상승률(30.3%)을 웃돌긴 했으나 당초 설계된 2배 배율에는 턱없이 부족한 1.2배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거나 반대로 움직일 때의 손실 폭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5월 26일부터 한 달간 '삼성전자 선물 단일종목 인버스2X ETF'의 손실률은 39.7%에 달했다. 기초자산이 1% 상승할 때 2% 손실이 나도록 설계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손실률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13.5%)의 3배에 가까운 2.94배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음의 복리효과'(Volatility Drag)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투자한 A 종목 주가가 그날 10% 오르면 평가액이 110만 원으로 늘었다가 다음 날 9.1% 떨어지면 약 100만 원, 원금 수준으로 돌아온다.
같은 돈을 2배 ETF에 투자했을 때는 다르다. 10% 상승하면 평가액이 120만 원으로 증가하지만 다음날 주가가 9.1% 하락할 때는 평가액이 18.2% 감소해 약 98만 원이 된다. 따라서 시장 변동성이 극심할수록 레버리지 ETF 수익률은 낮아진다. 즉, 시장의 일방향적 상승세가 담보되지 않고 변동성이 극심할수록 레버리지 투자자의 자산은 침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 ETF를 통한 단기 매매는 방향성을 오판할 경우 단 하루 만에 투자 원금의 대부분을 상실할 수 있다"며 "증시가 횡보 흐름을 보이더라도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장기 보유 시 손실 위험이 극대화된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의 염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기본예탁금 상향'과 '운용수수료율 인상' 등이 거론된다.
현재 개인투자자에게 적용되는 1000만 원의 기본예탁금 기준을 대폭 높여 무분별한 진입을 막고, 0.09% 수준인 수수료율을 현실화해 단타 투기 매력을 낮추자는 취지다. 일반·심화교육 1시간씩인 투자자 교육을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가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적합성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이고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관우 대표는 "이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시장에 도움이 되기보다 투기 수요만 키우는 성격이 강하다"며 "방치하다가 자칫 시장 전체에 골병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레버리지 ETF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며 상장폐지를 주장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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