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써 내려가는 '메시답지 않은' 월드컵 신기록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 2026-07-09 16:09:19
2026 북중미 월드컵 두 경기에서 페널티킥 득점 거듭 실패
'단일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페널티킥 2번 실축' 불명예 기록
월드컵 3대회 연속 페널티킥 실축…8번 시도, 절반은 실패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메시는 역대 월드컵 본선 최초 9경기 연속 골, 개인 통산 최다 득점(21골) 등 각종 신기록을 세우며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39세 노장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는 8강에 진출했다. 

 

▲ 메시(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이집트와 경기 후반 38분 1대2 상황에서 동점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AP 뉴시스]

 

그런데 메시가 이번 대회에서 작성 중인 신기록 가운데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불명예 기록도 있어 눈길을 끈다. 다름 아닌 페널티킥 실축 기록이다.

메시는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와 벌인 조별 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7일 열린 16강전에서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이집트 골키퍼에게 막혀 골을 넣지 못했다.

두 경기에서 모두 페널티킥 실축 후 필드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렇게 패배는 막았지만, 페널티킥과 관련해 월드컵 역사에 불명예스럽게 기록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영국 언론 BBC가 지적한 것처럼, 단일 월드컵 대회에서 페널티킥을 두 번 실축한 선수는 역사상 메시밖에 없다. 세 대회 연속 페널티킥 실축이기도 하다. 앞서 메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이슬란드전에서도, 2022 카타르 월드컵 호주전에서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가 득점에 실패했다.

경력 전체를 놓고 보면 메시는 지금까지 페널티킥(승부차기 제외)을 150번 시도해 116골을 기록했다. 성공률은 77.3%다. 보통 프로 축구 선수의 페널티킥 성공률은 약 79%로 얘기된다. 메시의 성공률은 그보다 약간 낮다. 메시의 명성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다.

게다가 월드컵에서는 성공률이 그보다 훨씬 낮다. 메시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그간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8번 시도해 4번만 골을 기록했다. 절반은 실패했다. 성공률은 50%에 불과하다.

메시가 왜 페널티킥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지는 분명치 않다. 축구계에서는 이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온다. 페널티킥과 달리 월드컵 경기 승부차기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아르헨티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했는데, 메시는 두 경기 승부차기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

월드컵 세 대회에서 연속 실축한 메시보다는 덜하지만 두 대회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해 화제가 된 선수도 있다. 가나 축구의 전설로 통하는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이다. 기안은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4번 나서 2번만 득점했다. 성공률은 메시와 마찬가지로 50%다.

기안의 실축은 한국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과 이어져 있다. 기안이 실축한 경기는 가나와 우루과이의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이었다. 1대1로 맞선 연장전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골이나 다름없던 가나 선수의 슛을 손으로 걷어냈다. 명백히 비신사적인 행위였다. 가나는 골을 놓치고 대신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기안이 그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가나는 결국 패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나는 우루과이, 한국, 포르투갈과 같은 조였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가나는 우루과이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12년 전의 억울한 패배에 대한 복수였다. 가나에 발목 잡힌 우루과이는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고, 한국이 그 기회를 활용해 16강에 진출했다.

기안은 2010 남아공 월드컵 페널티킥 실축으로 인해 극심한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2012년 기안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아들에게 다시는 페널티킥을 하지 말라고 유언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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