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부동산 호재?…"성과급 수혜론은 과장"

설석용 기자 / 2026-05-12 17:22:34
전문가들 "입지 좋은 지역의 상승일 뿐…반도체와 무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소재지 평택·이천은 오히려 하락

경기 남부 인기 지역 아파트값이 올 들어 강세를 보이자 일각에서 '반도체 수혜론'이 제기되고 있다. 수억 원의 성과급을 받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이 아파트 매입에 나설 거란 식의 논리다.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이른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인근 주거 수요까지 커질 거란 전망도 가세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과 해당 지역 집값 상승을 연결하는 것이 무리라고 말한다. 게다가 정작 이들 기업 소재지의 아파트 가격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용인시]

 

세간에서 회자되는 '반도체 수혜론'의 진원지가 된 곳은 최근 수원 영통구, 용인시 수지구, 화성시 동탄구 등 경기 남부에서 손에 꼽히는 인기 지역이다. 

 

실제 매매가격도 올랐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84㎡는 지난 8일 18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대비 1억5000만 원 오른 최고가 거래다. 용인시 수지구 이편한세상수지 같은 평형도 지난달 16억 원을 넘어섰고, 인근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84㎡는 3월 17억4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화성시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84㎡는 지난달 25일 15억9000만 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이들 지역은 전국적으로 비교해도 강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수지구 아파트 매매가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7.34%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영통(3.80%)과 동탄(3.13%)도 3%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반도체 수혜론'이 들어맞지 않는 그림이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가 있는 평택시는 올해 2.00% 하락했다. 지난 8일 평택 고덕동 신안인스빌시그니처 전용 84㎡는 두 달 전보다 3500만 원 내린 5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도 마찬가지로 2.50% 떨어졌다. 이천 안흥동 이천롯데캐슬골드스카이 같은 평형도 지난해 11월 대비 7000만 원 하락한 거래가 이뤄졌다. 

 

반도체 성과급이 아파트 매매로 이어질 거란 논리라면 실제 사업장 인근 집값이 먼저 오르거나 적어도 함께 올라야 하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시장 움직임은 그 반대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과 해당 지역 집값 상승을 연결하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반도체 벨트라고 해서 모두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대적으로 신도시급 생활 인프라를 갖출 수 있는 지역 위주로 강세가 나타나는 것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탄보다 남쪽에 위치한 지역으로는 수요가 흘러가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움직임과 반도체 호황은 무관하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도 "반도체와 집값 상승은 별개로 보는 게 맞다"며 "시장 일각에서 '반도체 벨트'로 묶어 표현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집값이 반도체 호황의 영향을 받는다면 회사가 위치한 평택과 이천도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그저 상대적으로 입지가 괜찮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상승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설석용 기자

설석용 / 산업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