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재건축이 금융상 이점"…현대 '원시티' 구상도 탄력
현대건설이 압구정 재건축 2·3·5구역 시공권을 연달아 확보했다. 197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은 현대건설이 약 50년 만에 같은 자리를 다시 짓게 됐다. 앞으로 완공될 새 아파트가 또 50년을 이어간다면, 압구정동 일대는 100년에 걸친 '현대 타운'이 된다. 압구정동 전체를 하나의 도시 단위로 묶겠다는 현대건설의 '원시티(One City)' 구상도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 |
| ▲ 압구정 3구역 재건축 예상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 |
1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압구정 5구역 조합은 지난달 30일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원 1199명 중 1016명이 투표에 참여해 현대건설이 599표(58.9%)를 얻었다. 경쟁사 DL이앤씨는 398표(39.2%)에 그쳤다.
5구역은 한양1·2차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1조4960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해 2구역(공사비 2조7489억 원)을 단독 입찰로, 지난 25일 3구역(5조5610억 원)을 조합원 89% 찬성으로 각각 수주했다. 올해 들어 압구정동에서 수주한 공사비만 총 약 9조8000억 원이다. 신규 가구 수는 9143가구다.
서울 최대 단지 중 하나인 헬리오시티(9510가구)에 맞먹는 규모가 압구정 한 곳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건설은 1976년부터 지어온 압구정 현대 1~14차 단지 가운데 8차(삼성물산 시공)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다시 짓게 됐다.
현대건설이 그리는 큰 그림은 '원시티'다. 압구정동을 개별 단지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를 가진 도시 단위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주한 2·3·5구역을 단일 사업 권역으로 묶고, AI 기반 수요응답형 무인셔틀(DRT)로 압구정역·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한강공원을 연결한다. 단지 안에는 한강공원과 이어지는 생태숲을 조성하고, 단지 경계를 넘어 생활권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이 진행 중인 1~6구역 전체를 무인셔틀 노선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의 고유한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글로벌 최고 설계사와 협업하고, 사업 전반에 걸쳐 고객 최우선 경영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선은 이제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1구역과 6구역으로 쏠린다. 1구역(1233가구)은 현재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고, 6구역(672가구)은 단지별 통합 재건축 여부를 두고 내부 이견이 이어지고 있어 시공사 선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정비업계에서는 기울어진 판세가 나머지 구역에서도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옆 구역들을 확보한 현대건설이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압구정 재건축 조합 측 인사는 "구역들 자체가 통합 재건축으로 묶여 있는데다 바로 옆 단지와 같은 건설사로 하게 되면 금융 안전성 등 여러 이점이 있을 수 있다"며 "조합원들도 주변과 같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