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층수, 바닥난방 등 규제 풀리며 내부 고급화
실거주용 준대형 위주로 거래 몰려…"완전히 대신하긴 어려워"
아파트 시장 위축에 따라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 소형 평형 위주였던 오피스텔이 최근 가족 중심형 설계로 진화하면서 투자 상품을 넘어 거주지로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아파트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지만, 전·월세 품귀현상이 짙어질수록 오피스텔의 인기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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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오피스텔 전경 [상가정보연구소 제공] |
8일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1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0.23% 올랐다.
전세는 0.24%, 월세는 0.75%로 매매가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아파트 대체재로 거주 가능한 역세권과 준신축을 중심으로 상승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전용 248㎡는 지난달 2일 28억 원에 팔렸다. 종전 거래인 지난해 5월 25억1500만 원보다 3억원가량 올랐다.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전용 82㎡도 지난 3월 17억7400만 원에 매매거래가 성사됐다. 3개월 만에 약 1억5000만 원 이상 올랐다.
면적별로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85㎡초과 평형에서만 매매가격이 0.41%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나머지 평형에선 모두 하락한 점과 대비된다. 소형보다 실거주 목적의 준대형 평형에 수요가 몰렸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거래량을 봐도 주거용 오피스텔 비중이 확연히 늘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 기준 매매 거래량은 3만2769건으로 전년(2만6055건)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전용면적 60~85㎡는 78%, 85㎡ 초과는 77% 급증했다.
준대형 평형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내부 설계가 주거에 적합해진 영향도 있다. 정부가 2024년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개정해 발코니 설치를 허용하고 바닥난방 면적 제한을 폐지하면서 다양한 고급 설계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서울시도 발코니 설치 가이드라인을 폐지하고 섀시 설치·층수 기준 등을 없애는 등 규제를 줄이고 있다.
이에 최근 신축 오피스텔은 과거 원·투룸이나 사무 공간과는 다른 고급 아파트 수준의 실내 환경을 갖춘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형 아파트 단지와 유사하게 피트니스·커뮤니티 시설이나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지도 속속 나오고 있다.
GS건설이 목동 옛 KT부지에 짓는 '목동윤슬자이'는 지하 6층~지상 48층 규모로 다음 달 분양에 들어간다. 4베이·3면 발코니 설계로 개방감을 높였고, 일부 호실은 복층형 펜트하우스로 지어진다. 고층부 스카이 라운지에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된다. 저층부에는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멤버십 피트니스 '콩코드클럽바이조선'이 들어설 계획이다.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루카831은 호텔식 피트니스 센터와 29층 루프탑 인피니티풀을 갖췄다. 발렛·조식·케이터링·하우스키핑·펫 돌봄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청약통장 기간이나 실거주 의무가 없고, 주택담보대출비율 70%가 적용돼 자금 마련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도 수요를 끄는 요인이다.
하반기 예고된 양도세 중과 등 아파트 규제 강화와 신규 물량 급감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1만2950실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가 예상되는 만큼 수요 집중 현상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온전히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가족 친화적 고급화가 빨라지고 있지만, 거주지로 완전히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오피스텔이 특정 조건에서 주거의 차선책 역할을 하는 흐름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아파트 시장 규제가 지속되면 오피스텔을 대체재로 보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파트 형태를 갖춘 오피스텔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완전히 선택지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내 집 마련을 고민하던 수요자들이 주택 외 상품을 폭넓게 선택하는 분위기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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