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신재생 ESS 필수…"수요 꾸준할 듯"
중국에 치이고 미국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때문에 고전하던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인공지능(AI) 산업혁명' 덕에 살아나는 추세다. AI 데이터센터 건립 붐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급증하면서 실적은 개선되고 주가도 상승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전일 대비 1.13% 오른 35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10거래일 중 8거래일 상승세다. 삼성SDI(48만5500원)는 5.66% 급등했다. 최근 7거래일 중 5거래일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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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미시간주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배터리주 상승흐름은 실적 개선 덕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038억 원으로 2024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한 3조7688억 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2분기 영업이익 1133억 원으로 3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매출액(7조5602억 원)은 24.8% 늘었다.
국내 배터리3사 중 유일하게 비상장사인 SK온은 2분기 영업이익 8218억 원으로 7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2조9460억 원으로 564.9% 증가했다. SK온 측은 지난해 매출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고객사 보상금이 대거 유입된 덕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사인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의 최소 구매 물량을 채우지 못했을 때 보상금을 지급한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CATL, BYD 등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잠식한 탓에 매년 점유율이 하락했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살 때 주어지던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이 지난해 9월 종료된 점도 마이너스였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46만2892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3.8% 줄었다.
하지만 AI 산업혁명 덕에 ESS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수요 변동성도 크다. AI 모델의 학습이나 추론 작업이 몰리면 갑자기 전력 소모량이 급증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ESS가 필수적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ESS는 필수"라면서 "최근 AI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소모량 급증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도 늘면서 ESS 수요가 더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북미 ESS 시장 규모는 75.9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보다 83.0% 급성장했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는 "배터리업체들이 연초부터 ESS에 집중하면서 효과를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올해 들어 전기차용 배터리공장 일부를 ESS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ESS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20%대 후반 수준인 ESS 매출 비중이 연말엔 30%대 중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ESS 시장 확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목표주가 62만 원을 제시했다.
삼성SDI와 SK온은 따로 ESS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3분기 ESS 매출이 전기 대비 30~40% 증가하고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투자증권은 삼성SDI 목표주가로 84만 원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꾸준히 확대 중이라 특히 미국에서 ESS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한상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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