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다시 불붙는 與…지지율 위기 심화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9-14 17:00:17

檢개혁 놓고 李대통령 직격한 추미애에 친명 격앙
김민석 "李 1년차, 노무현 탄핵 시기 전조와 비슷"
정청래 "공소청 직제안, 李뜻 아니었다...檢에 뒤통수"
리얼미터...李지지율 33.8%·민주 36.1%, 모두 최저치
金·秋·鄭, 차기 대권주자…지지층 겨냥한 자기정치?

여권이 다시 내분에 휩싸이는 조짐이다. 숙원인 검찰 개혁이 문제다. 결국은 계파 갈등이 화근이다. 

 

주류인 친명계와 강경파 중심의 비명계가 충돌하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요구해 온 강경파는 정부가 마련한 공소청 직제안을 비토 중이다. 검찰 출신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도 철회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추미애 경기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공개 비판해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왼쪽 사진부터), 추미애 경기지사, 정청래 전 대표. [뉴시스]

 

여권은 지금 비상 상황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도 불안한 지경이다. 여당도 동반 하락세다.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11일 전국 유권자 2515명 대상 실시, 응답률은 4.5%)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33.8%로 나타났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3.6%포인트(p) 떨어졌다. 9주 연속 내리막을 타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 30%대 붕괴 가능성도 점쳐진다. 


부정 평가는 3.8%p 오른 63.3%였다. 긍·부정 평가 격차는 29.5%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p) 밖이다. 지난 4일 37.2%였던 지지율은 8일 35.9%→9일 33.7%→10일 33.5%→11일 32.6%까지 내려갔다. 20대(18~29세)에선 10.2%p 빠졌다.


정당 지지율 조사(10, 11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 응답률 3.6%)에선 민주당 36.1%, 국민의힘 42.1%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민주당은 5.7%p 급락했고 국민의힘은 4.5%p 뛰었다.

 

양당 격차는 6.0%p로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내다. 오차범위 안에서라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건 11주 만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현 정부 들어 최저치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연임 개헌 논란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8·30 개각도 마찬가지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부정적 여론이 과반이었다. 전날 용 후보자 사퇴는 때늦은 대응이었다. 장관 후보자 5명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5일부터 줄줄이 열린다. 야권 표적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첫 순서다. 여권으로선 민심 악화의 불씨가 꺼진 게 아닌데 집안싸움까지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대통령이 1년 차 됐고 힘을 모아야 될 시점이지 비판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첫 1년 안착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고 하던 그런 시기의 전조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집권 2기를 막 시작한 이 대통령이 추 지사로부터 저격을 당하는 등 리더십이 흔들리는 걸 노무현 정부 초기 탄핵 정국에 빗댄 셈이다.

 

김 대표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면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나 도지사의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황당하다"고 쓴소리했다. 또 발언 취지를 설명하라고 추 지사를 압박했다.


추 지사는 지난 12일 경기도의 한 행사에서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당일 X(옛 트위터)에 진보당 부대변인 출신 박태훈 씨의 글을 공유하며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지용 후보자 지명, 정부의 공소청 직제안을 "개혁 후퇴"라고 혹평하는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박 씨는 해당 글에서 "바깥의 적보다 아픈 것은 안에서 흔드는 말들"이라며 이 대통령 실패를 거론한 유시민 작가 발언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틀린 말씀이 하나도 없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일부의 순수한 열망을 이용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을 필히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선명성을 명분으로 지지층 분열도 불사하며 도를 넘는 강경파 의원들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빅스피커' 유시민·김어준 씨도 대상이다. 두 사람은 검찰 문제에 대해선 강경론을 대변하며 공조해왔다. 또 이 대통령의 '중도 외연확장'을 반대하며 '코어 지지층'을 챙기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선을 그으면서도 지지층을 의식해 강경파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지지층 분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해외 순방을 다녀온 직후 강경파 반발에 따라 검사 정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고 당정은 검사 수를 줄이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는 발끈하며 추 지사를 공격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BBS 라디오에서 "지사 업무에 좀 충실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황명선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에게나 퍼부었을 법한 극언을 대통령에게 쏟아냈다"며 "대통령을 흔들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도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8월 전당대회 후 대외 행보를 자제했던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김어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기 목소리를 냈다. 정 전 대표는 정부의 공소청 직제안을 비판하면서도 이 대통령을 감싸 눈길을 끌었다. 

 

정 전 대표는 "공소청 직제안은 이 대통령의 뜻이 아니었다"며 "오히려 검찰에 의해 대통령이 뒤통수를 맞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 내용을 모른 채 순방에 나섰고 추후 보고를 받고 수정을 지시했다는 게 정 전 대표 판단이다. 그는 그러나 김 후보자가 검찰개혁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추 지사, 정 전 대표는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대표는 주류 지원이 절실하다. 이 대통령의 중도 실용주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는 '뉴이재명 그룹'을 흡수하는 게 급선무다.

 

정 전 대표와 추 지사는 구주류인 친노·친문 그룹의 전통 지지층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두 사람은 강성 당원·지지층에서 뚜렷한 자기 기반을 갖고 있다. 선명성 평가에선 정 전 대표보다 추 지사가 더 강성으로 분류된다. 추 지사와 달리 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엄호한 건 전략적 차별화로 비친다. 검찰 개혁 문제로 다시 불거진 이번 내분이 차기 경쟁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당 안팎에선 추 지사가 경기지사 취임 직후부터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았다.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은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잠룡으로 분류된다. 그가 '레드팀'을 자처하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 김 대표와 각을 세우는 건 존재감 부각 의도가 강하다.

 

조 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김 대표의 탄핵 운운에 대해 "이렇게 되면 '이재명 탄핵'이란 관념이 유포돼 버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문조털래유를 적으로 쳐내고 뉴이재명 중심으로 하는 구조적 다수 구성 전략의 결과"이라고 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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