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실리콘 음극 계면 안정화하면서 급속충전 성능까지 높이는 기술 개발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9-15 09:47:01

연구팀, 피리딘 질소 기반 계면 설계로 보호막 형성·리튬이온 이동 동시 제어
전기차·스마트폰의 충전 시간 줄이면서도 오래 쓰는 배터리 생산 밑거름 기대

포스텍 연구팀이 실리콘 음극의 계면을 안정화하면서 급속충전 성능까지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포스텍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김원배 교수, 부경대 화학공학과 이상호 교수, 포스텍 화학공학과 강송규 박사.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김원배 교수, 화학공학과 강송규 박사 연구팀이 부경대 화학공학과 이상호 교수 연구팀과 함께 피리딘 질소가 풍부한 탄소 계면층을 실리콘 표면에 형성함으로써 실리콘 음극의 계면 안정성과 급속충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저장 분야 국제 학술지인 'Energy Storage Materials'에 게재됐다.

 

차세대 배터리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은 충·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입자가 잘게 부서지고 전극 안의 전기가 흐르는 길이 끊어질 뿐 아니라 노출된 실리콘과 전해질 간 불안정한 계면이 형성되어 배터리 수명이 떨어졌다.

 

실리콘 표면이 원자가 배열된 모양에 따라 여러 개의 '면'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원자가 유독 촘촘하게 박힌 면(Si(111))은 리튬이 잘 파고들지 못한다.

 

충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 '느림보 구역'은 반응을 따라가지 못해 결국 놀고 있는 셈이 되고 배터리가 담을 수 있는 용량과 충전 속도도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실리콘 표면에 얇은 '안내판'을 깔아주는 방식으로 풀었다. 핵심 재료는 '피리딘'이란 물질에 들어 있는 질소다. 실리콘과 탄소나노섬유 사이에 이 피리딘 질소가 풍부한 얇은 탄소층을 만들어 넣었는데 이 질소가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 피리딘 계면층이 도입된 실리콘 음극의 계면 활성화 모식도. [포스텍 제공]

 

첫번째 역할은 질소 주변에는 자석처럼 한쪽으로 치우친 미세한 전기적 성질이 생기는데 이것이 전해질 속 특정 첨가제를 실리콘 표면으로 끌어당긴다. 그 결과 실리콘 표면에 얇고 튼튼한 보호막이 고르게 입혀져 배터리를 갉아먹는 부작용을 막아준다.

 

두 번째 역할은 이 질소는 플러스 전기를 띤 리튬을 잡아당기는 성질이 있어 리튬이 한곳에만 몰리지 않고 표면 전체에 골고루 퍼지도록 교통정리를 해준다. 이로 인해 방치되던 '느림보 구역'까지 리튬이 빠짐없이 스며들게 됐다.

 

이 계면층을 적용한 실리콘 음극은 초고속 충전 조건에서 기존 상용 음극보다 약 5배 높은 용량을 냈고 300번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처음 성능의 86.5%를 유지했다. NCM811 양극과 결합한 풀셀에서도 160회 사용 후 약 90%의 성능을 지켜냈다.

 

이번 성과는 전기차와 스마트폰의 충전 시간을 줄이면서도 오래 쓰는 배터리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 김원배 교수는 "실리콘 표면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것을 넘어 계면의 전자 구조를 제어해 전해질 반응과 리튬 이동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립부경대 이상호 교수는 "반응성이 낮은 실리콘 결정면까지 리튬이 균일하게 전달되도록 해 고속 충·방전 조건에서 실리콘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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