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내렸는데 서울 집값은 83주 상승…외곽이 떠받친 '역전 장세'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9-15 15:56:52
강남3구 하락에도 외곽이 견인, 키맞추기 지속
전문가 "강남 하락세도 완화될 것, 하락 요인 없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83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 여파로 강남권 초고가 단지의 오름세는 주춤해진 반면, 비강남 외곽 지역과 수도권 주요 거점이 서울 전체의 하한선을 밀어 올리는 '역전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4년 12·3 내란 사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25년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뒤 2026년 9월 첫째 주까지 8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 당시 기록한 역대 최장 상승 기간인 85주에 불과 2주 차이로 다가섰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 기조에도 1년 7개월 넘게 오름세가 꺾이지 않은 배경에는 정책 엇박자와 과거 규제에 대한 시장의 학습 효과, 수급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과 대출 규제로 관망세가 짙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시장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공사비 급등과 정비사업 정체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할 것이라는 '공급 절벽'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살아났다.
아파트 구매를 고민하던 대기 수요가 실제 구매에 나선 데다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세 역시 매매가를 떠올렸다.
한 달 뒤에는 '토지거래허가제' 이슈가 또 다시 집값을 끌어올렸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검토 발표로 강남권 갭투자 움직임이 확산하자 정부와 서울시는 한 달 만에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허구역으로 대폭 확대 지정했다.
실거주 2년 의무로 강남권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자금은 규제를 비껴간 마포·성동·영등포·강동구 등 준상급지로 이동했다. 이들 지역에서 갭투자를 바탕으로 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서울 전체 상승폭도 커졌다.
2025년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곧바로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강력 제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과거 민주당 정권의 시절의 '학습 효과'가 작동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가 강화될수록 공급이 위축되고, 다주택자의 매물이 잠겨 집값이 더 오른다는 인식이 커졌다. 대출이 막히자 자산가들은 현금 매수와 갭투자로, 실수요자들은 대출 영향권 밖인 6억~10억 원대 중저가 아파트로 몰려들었다.
최근에는 정부의 보유세 및 종합부동산세 개편 추진으로 강남권 기세는 한풀 꺾였다. 강남과 서초는 물론 송파구도 21주 만에 하락전환됐다.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고가 단지에서 수억원씩 내린 급매물이 등장하면서다.
반면 외곽 지역이 강세를 보이며 서울 전체 상승을 떠받쳤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세금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성북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3.52% 올랐다. 서울 최고 상승이다. 이어 구로구(11.06%), 강서구(11.01%)가 뒤를 이었다. 노원, 도봉, 강북, 관악 등은 몇주째 0.4%대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강남구는 1.08%, 서초구는 2.34% 상승에 그쳤다. 이번주 하락전환된 송파구는 5.60%로 강남3구 중엔 가장 높지만 외곽 지역의 절반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
중저가 아파트에서 과세 전 구간까지 '키맞추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출·세금 규제에서 비껴나 있는 서울 외곽(노·도·강, 금·관·구)과 경기 주요 거점으로 실수요 매수세가 몰리며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아이러니한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강북권 국민평형이 2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7월 20일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가 20억 원에 팔렸다.
최근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과세 방침을 철회하면서 강남권 하락세가 완화될 거라 전망에 힘이 실린다. 게다가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강남과 비강남의 폭이 좁아질수록 다시 강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기류는 올해 경기도 과천시 분위기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도 1위로 평가받고 '준강남'이라 불리던 과천시 아파트는 수요자들의 큰 관심 속에 강남 수준으로 매매가가 뛰어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 1주택자 중심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과천이 아닌 '찐강남'을 선택하는 기류가 강해졌다는 게 지역 얘기다. 투자자들의 강남 선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다.
또 동탄과 수지, 영통, 하남 등 경기도 대표 지역들의 상승세 역시 서울 외곽 지역과 경쟁 구도를 그린다. 서로 밀고 당기며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서울 집값은 하락할 이유가 없다"며 "정책도 전혀 바뀌는 게 없으니 100주까지 상승할 거라는데, 이건 상징적인 숫자를 의미할 뿐 계속 상승할 거란 얘기다"라고 말했다.
또 "강남3구는 떨어지고 나머지 자치구가 모두 다 올라가면 전체 평균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본격적인 상승은 가을 이사철에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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