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강인 출국 지연이 한국 축구 최악의 절망적 상황?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 2026-07-31 15:51:39

스페인 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5일 '이강인 영입' 발표
이강인, 병역 문제 관련 행정 처리 절차로 스페인행 늦어져
일부 언론,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기사 내보내
'병역 특례는 특별한 혜택' 기억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근래 축구 선수 이강인의 출국 문제 관련 사항을 많은 매체에서 보도했다. 스페인 리그 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리그 팀인 파리생제르맹 소속 이강인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강인은 스페인으로 바로 가서 새 소속 팀에 합류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고 있다. 28일 스페인 현지 매체에 그 이유를 설명하는 기사가 실렸다. 이강인이 한국에 머물며 병역 문제와 관련된 행정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 이강인이 6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 리그 A조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이강인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 대상자 자격을 얻었다. 기초 군사 훈련을 4주 동안 받은 후 체육 분야 봉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군 복무를 갈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기초 군사 훈련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출국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수십 개의 국내 언론이 스페인 매체 기사를 인용해 이강인의 출국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스포츠 전문 매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과장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강인의 출국 문제 관련 상황을 전하며 '한국 축구 최악, 절망적', '한국 축구 초대형 악재'라고 단정한 기사들을 주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병역 관련 행정이 이강인의 발목을 잡았다', '뜻밖의 행정적 걸림돌에 가로막혔다', '이강인이 한국에 갇혀 큰일' 같은 주장을 편 기사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강인 본인이나 그 팬들로서는 새 소속 팀 합류가 다소 늦어지는 현 상황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강인의 팀 합류 지연을 한국 축구 최악의 절망적 상황 또는 초대형 악재로 단정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무리다. 상식선을 한참 넘어선 억지 주장이다.

발목잡기라는 프레임도 납득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발목을 잡다'는 다른 사람의 약점 등을 잡아 행동을 방해하거나 제약하는 것을 가리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행정당국이 이강인의 약점을 잡아 스페인 출국을 방해라도 한다는 말인가.


병역 특례 대상자의 출국 관련 규정은 이강인의 이적과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이강인 쪽은 그 규정을 모를 수 없는 처지다. 금메달 획득 후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강인이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았다면 지금의 새 소속 팀 합류 지연 상황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뜻밖의 걸림돌', '한국에 갇혔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 가지 더 짚을 점이 있다. 이러한 사안을 보도할 때, 병역 특례는 대다수 국민은 누릴 수 없는 특별한 혜택이라는 사실이다. 병역 특례는 유럽 무대 진출의 선구자였던 차범근 같은, 이강인의 대선배 축구 선수들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던 혜택이기도 하다. 병역 특례를 몇몇 유명 선수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여기고 이 사안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 김덕련 기자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