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비 조기 종료 논란…경기도의회 "1분 차이로 차별받아야 하나"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2026-09-16 16:18:47

비서실장 "차별로 보기 어렵다…다른 시급한 사업도 많다"
김태희 "청원에 정무적 판단 부적절…최소한 행정 절차 준수해야"
전자영 "관사·관용차 논란 속 민생 감액…가짜뉴스 프레임 갇힐까 우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도민 청원에 대해 "민선 9기 도정이 임의로 삭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커진 가운데,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행정 차별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 16일 열린 제393회 경기도의회 임시회 의회운영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장한별 의회운영위원장이 김재형 경기도비서실장을 상대로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 논란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인터넷 방송 캡처]

 

장한별(민주·수원4)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은 16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의회운영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집행부를 향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산후조리비 예산이 다시 편성된다면 의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재형 경기도 비서실장은 "존중은 하겠지만 일단 규정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산후조리비 지원에 반대하는 분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원을 전제로 한 조정은 가능하겠으나 사전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 단순히 증액안을 세우는 것은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장 위원장이 "해당 사업 예산이 올해 9개월 치만 편성되었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하자, 김 실장은 "9월까지만 반영된 예산을 10월부터 12월까지 연말까지 추가로 세우자는 말씀이신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장 위원장은 "적어도 2026년 동일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라면 모두 공평하게 같은 혜택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한 톤으로 지적했다.

 

김 실장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도정 내 시급한 다른 사업들도 많다. 아울러 산후조리비는 국비 지원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장 위원장이 "그렇다면 9월 30일에 태어난 아이와 10월 1일에 태어난 아이가 단 1분 차이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행정적 차별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실장은 "불가피한 기준에 따른 것일 뿐 이를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논쟁이 이어지자 장 위원장은 참석한 정책수석을 향해 "이 사안은 단순 예산 논리를 넘어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며 "정책수석께서 지자체 차원의 해법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고, 정책수석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 예산은 민선 9기 도정이 임의로 삭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추 지사는 "올해 경기도 예산은 당초부터 9개월 치만 편성되어 있었고, 그대로 둘 경우 사실상 모든 사업이 9월에 종료되는 불완전한 예산 구조였다"며 "취임 당시 이미 지방채를 5차례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상당 부분 끌어다 쓴 상태였다. 4분기 3개월 치 예산 공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메울 돈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재정적 한계를 설명했다.

 

경기도가 출생아 1명당 50만 원을 지원해 온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9월 신청분을 끝으로 조기 종료하기로 하면서 도민들의 반발과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0~12월 3개월 간 산후조리비 예산은 36억5000만 원이다.

 

실제로 지난 9일 경기도민 청원 게시판에는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2026년 10~12월생 끼인 아이들을 구제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 A 씨는 "며칠 차이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10~12월생 아이들은 경기도민이 아니냐"며 "2026년 9월생까지는 기존대로 50만 원을 정상 지원 받고, 2027년 1월생부터는 새로 개편되는 국가 및 지자체 혜택을 받게 된다. 제 아이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4분기 출생아들은 태어나자마자 행정의 차별부터 배워야 하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에 김태희(민주·안산2) 위원은 도민 청원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행정 절차 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청원 처리 관련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이번 산후조리비 청원과 관련해 정식 청원심의회의 등 심의 절차를 거쳤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해당 청원은 주요 정책 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해 실·국이나 주무 부서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도민 불편을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빠른 답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 근거로 '청원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2호(해당 청원을 처리할 때 청원기관의 판단 여지가 없는 경우)'를 제시했다.

 

김 위원은 "도민 청원이 접수되면 정식 청원 심의를 통해 처리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도정에 불편한 청원이라 해서 절차를 생략하고 처리하는 것은 맞지 않다. 최소한의 행정 절차는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관·정무적 판단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절차를 재검토하고, 미비점이 있다면 근거 규정을 명확히 보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전자영(민주·용인4) 위원은 "최근 (도지사) 관사와 관용차 교체가 논란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감액 추경 상황에서 도민의 삶에 직결된 민생·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우려가 언론 보도와 도민 청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따졌다.

 

전 위원은 "산후조리비 50만 원 지원 중단 보도가 나온 이후 일부 극우 커뮤니티에서는 가짜뉴스와 섞인 악의적 프레임이 짜이고 있다"며 "민주당 소속 추 지사와 민주당 도의원들이 이러한 프레임에 갇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며 집행부의 책임 있는 여론 대응을 주문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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