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후폭풍에 김용범 낙마…李대통령, 지지율 위기 넘을까

허범구 기자 / 2026-09-01 16:45:01
金, 8·30 개각 이틀 만에 아웃…여론 악화 등 배경
리서치뷰…李 지지율 36.2%, '매우 잘못함' 52.2%
정부, 부동산 세제안 일부 수정…국정 기조 변화?
추석, 민심 분수령…김승원·용혜인 청문회 주목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1일 물러났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실장급 교체는 지난해 6월 이 대통령 집권 후 처음이다.

 

김 실장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15개월간 경제 분야 정책 입안과 국정과제 이행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재경·국토부 등 6개 부처 장관을 바꾼 지난달 30일 개각에도 살아남았다. 그런데 불과 이틀 만에 낙마한 것이다. 인적 개편이 내각을 넘어 청와대 고위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서남권 산업단지 후보지를 항공 시찰하며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발등에 떨어진 불은 지지율 하락이다. 부동산·주식을 비롯한 민생·경제 전반에 대한 유권자 불만, 반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8·30 개각은 인적 개편을 통한 반등용 포석이다.

 

하지만 인사 내용이 국정 기조 유지를 확인하는 것이어서 쇄신 효과가 떨어졌다. 더욱이 컨트롤타워인 김 실장이 유임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법무부 김승원, 성평등 여성가족부 용혜인 장관 후보자 지명은 거센 논란을 부르고 있다. 개각이 되레 악재가 된 셈이다. 

 

김 실장은 수도권 민심 이반을 촉발한 부동산 정책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액 차등 적용 등의 세제 개편안을 주도했다. 특히 주식시장 급변동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진두진휘해 야당 공세의 타깃이 됐다. 

 

여권에서도 금융시장 혼란, 여론 악화 등과 맞물려 '김용범 책임론'이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은 개각 직후 김 실장 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개각 후폭풍에 김 실장이 날아간 것인데, 지지율이 더 내려가선 안된다는 이 대통령의 위기감이 엿보인다.

 

리서치뷰가 이날 발표한 8월 정기 여론조사(지난달 29~31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실시, 응답률 2.5%)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6.2%로 나타났다. 직전인 7월 조사와 비교해 8.4%포인트(p) 떨어져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자료=리서치뷰 제공

 

부정 평가는 8.1%p 올라 61.1%였다. 취임 후 최고치다. 강한 부정인 '매우 잘못함' 응답이 과반(52.2%)에 달했다.

 

이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 50대에서 부정 평가가 각각 60.2%, 54.9%로 지지율(39.8%, 43.1%)을 크게 앞섰다. 격차가 두 자릿수(20.4%p, 11.8%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이다. 


나머지 연령층에선 긍정, 부정 평가가 △20대(18~29세) 31.7% vs 64.6% △30대 27.3% vs 69.4% △60대 38.6% vs 59.9% △70대 이상 33.9% vs 60.1%였다.

 

지역별로는 여당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지지율(48.6%)과 부정 평가(48.9%)가 팽팽했다. 나머지 지역에선 지지율이 30% 안팎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60%대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만 지지율(55.0%)이 부정 평가(43.4%)를 눌렀다.


리얼미터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전국 유권자 2509명 대상, 응답률 3.9%)에선 이 대통령 지지율이 전주 대비 1.3%p 내린 38.9%였다. 7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첫 30%대였다. 부정 평가는 1.8%p 올라 58.7%였다. 5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0%p) 밖에서 긍정 평가를 제쳤다. 

 

리서치뷰 조사를 보면 핵심 지지 세력인 4050·호남·진보층의 여론 흐름이 심상치 않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방선거 후 40%대였던 강한 부정 평가가 이번 조사에서 5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찍었다"며 "웬만한 수습책으로는 지지율 하향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안 대표는 "1년 간 국정 운영 결과 권위주의만 강화됐다. 법무부 장관 인사엔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의지가 담겼다"며 "국민들이 실망하며 기대를 접은 것이 여론조사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달리하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에선 김 실장 사퇴가 신호탄이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최대 현안인 부동산 등에서 보다 유연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부동산 세제 관련 정부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당초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기로 한 건 변화의 조짐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당초 200%로 높이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싸늘한 부동산 민심을 들어 지난달 23일 고위당정협의회 등에서 보완을 요구했는데, 일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분수령이다. 추석 밥상머리는 전국 여론이 섞이는 무대다. 국회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달 중, 하순쯤 마무리되면 그 결과가 오르게 된다. 김승원, 용혜인 후보자 청문회가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여권에선 기본소득당 비례대표 재선 의원인 용 후보자에 대한 경계심이 적잖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 유지 의사를 밝혀 역풍이 커지고 있어서다. 장관을 맡게되면 비례의원을 사퇴하는 게 그간의 관례여서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기본소득당 국고보조금이 11억 원에 달하고 용 후보자 남편이 당직을 맡고 있는 게 의원직 유지 이유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용혜인 리스크'가 불거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에선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다음 (비례대표) 순번이 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정일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관례를 분명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의원직 사퇴를 주문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정말 성평등의 가치를 책임지고 싶다면 양손에 든 떡 중 하나는 내려놓으라"며 "그것이 최소한의 공정"이라고 썼다.

정의당 양경규 대표는 성명을 통해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의원이 된 정치인을 장관으로 발탁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정부가 할 인사인가"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극 감쌌다. 조계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김 후보자를 향해 '대장동 변호인'이라며 거짓말을 하더니 '공소취소 총대'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인신공격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공소 취소 이슈를 쟁점화하는 데 주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지명 철회 0순위"라고 규정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용혜인은 미끼일 뿐 본질은 김승원"이라고 썼다.

 

리서치뷰와 리얼미터 조사는 모두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범구 기자

허범구 / 정치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