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해파랑길을 따라 떠나는 경북 동해안의 가을 여행

장영태 기자 / 2026-10-21 14:13:01
새벽에 깨어나는 후포항의 활기부터, 월송정·망양정의 절경까지
은어다리의 낭만 지나 죽변항 수산물축제로 완성하는 가을 여행

경북 울진에서는 색다른 가을이 기다린다.

 

형형색색 단풍 대신 짙푸른 바다가 길을 물들이고 낙엽 밟는 소리 대신 파도 소리가 정겨운 울진 해파랑길이다.

 

▲ 동해안의 절경, 울진 망양정 앞 바다. [울진군 제공]

 

가을이 깊어질수록 동해는 더욱 푸르러진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은 바다와 자연, 지역의 삶을 함께 만나는 걷기 여행길이다.

 

그중 울진을 지나는 코스는 후포항과 직산항, 월송정, 망양정, 은어다리, 죽변항 등 울진의 대표적인 해안 명소들을 품고 있다.

 

특히 다음 달에는 죽변항 수산물축제까지 더해져 가을 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 울진 해파랑길의 남쪽 끝 후포항. [울진군 제공]

 

새벽에 깨어나는 후포항, 가을의 고요함이 머무는 직산항

 

울진 해파랑길의 가을 여정은 남쪽 끝 후포항에서 시작된다. 해파랑길 24코스의 출발점인 후포항은 울진을 대표하는 어항으로 이른 아침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사람들의 활기가 가득하다.

 

후포항에 왔다면 등기산공원과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빼놓을 수 없다. 항구 뒤편 언덕에 자리한 등기산공원에서는 후포항과 푸른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로 뻗은 스카이워크에 서면 발아래 펼쳐지는 파도와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다.

 

후포항은 울진의 맛을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울진대게를 비롯한 다양한 수산물이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항구에서 든든하게 식사를 즐긴 뒤 해안길을 걷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후포항을 뒤로하고 해파랑길 24코스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평해읍 직산항에 닿는다. 후포항이 어민들의 활기로 가득한 항구라면, 직산항은 작은 어촌마을의 소박함과 한적한 바다 풍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직산항에서는 특별한 목적 없이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항구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그물과 어구가 놓인 선착장, 바다로 나갈 채비를 하는 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직산항은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도 알려진 곳이다. 방파제 주변은 감성돔과 볼락 등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는 낚시 명소로 꼽힌다.

 

▲ 탁 트인 동해의 시원함을 자랑하는 망양정. [울진군 제공]

 

소나무 숲이 품은 가을의 여유와 절경이 있는 월송정과 망양정

 

직산항에서 해안길을 따라 조금 더 북쪽으로 향하면 평해읍 월송정을 만난다. 관동팔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월송정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동해의 풍경이 어우러진 울진의 대표적인 명승지다.

 

월송정의 매력은 정자에 이르기 전부터 시작된다. 숲길을 지나 정자에 다다르면 비로소 푸른 동해가 시야에 들어온다. 짙푸른 소나무와 맑은 하늘,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한 폭의 풍경화를 완성한다. 화려한 단풍이 없어도 가을의 깊이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월송정이 고즈넉한 솔숲의 정취를 품고 있다면, 망양정은 탁 트인 동해의 시원함을 간직한 곳이다.

 

해파랑길 25코스에서 만나는 망양정 역시 관동팔경의 하나다. 조선 숙종이 그 아름다운 경치를 높이 평가해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현판을 내렸다고 전해질 만큼 예부터 빼어난 풍광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가을 망양정의 바다는 더욱 선명하다. 높고 맑은 하늘 아래 푸른 바다와 흰 파도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하다. 수백 년 전 이곳의 절경을 노래했던 선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다.

 

▲ 지난해 열린 '2025 죽변항 수산물축제'. [울진군 제공]

 

은어다리를 지나 죽변항에서 가을 바다의 맛과 축제의 즐거움을 만나다

 

울진 해파랑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와 강이 만나는 특별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근남면 수산리 일원의 은어다리다.

 

해파랑길 26코스의 출발점인 수산교 인근에 위치한 은어다리는 은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인상적인 울진의 대표적인 산책 명소다.

 

특히 해 질 무렵의 은어다리는 한층 낭만적이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강물 위로 노을빛이 내려앉으면 낮 동안의 푸른 풍경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산책하며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후포항에서 시작해 직산항과 월송정, 망양정과 은어다리를 지나온 여정은 죽변항에서 또 다른 즐거움과 만난다.

 

울진 북부를 대표하는 항구인 죽변항은 싱싱한 수산물과 활기찬 어촌 풍경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항구에 정박한 어선들 사이로 갈매기가 날아들고, 바다에서 갓 올라온 수산물이 오가는 항구에는 어촌 특유의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오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열릴 예정인 '2026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가을 울진 여행에 또 하나의 즐거움을 더한다.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울진 앞바다의 신선한 수산물을 만나고 어촌의 활기와 지역의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다. 해파랑길을 걸으며 눈으로 담아온 동해를 이번에는 미각으로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 기다린다.

 

박주희, 박현빈, 박서진, 나태주 등 인기 가수들의 흥겨운 축하공연이 더해져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올가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울진

 

울진 해파랑길에서는 저마다 다른 풍경을 만난다. 후포항에서는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활기를 느끼고 직산항에서는 작은 어촌마을의 고요한 일상을, 월송정에서는 소나무 숲이 전하는 쉼을, 망양정에서는 옛 선비들이 사랑했던 절경을 마주한다.

 

은어다리에서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풍경에 발걸음을 멈추고 죽변항에서는 가을 바다의 풍요로움을 맛본다. 특히 죽변항 수산물축제는 울진의 풍경을 즐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의 맛과 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해파랑길의 모든 구간을 완주할 필요는 없다. 마음에 드는 해변을 골라 걷고, 작은 항구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발걸음이 이끄는 대로 걷다 보면 어느새 일상의 분주함은 멀어지고 파도 소리와 바닷바람이 그 자리를 채운다.

 

올가을, 울진 후포항에서 직산항을 거쳐 죽변항까지 바다와 숲, 역사와 사람, 그리고 신선한 수산물이 기다리는 길을 걸으면 잊지 못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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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태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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