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중 배터리 고갈·주행 중 안전장치 꺼져"…리콜·환매 요구
미국에서 기아 차량의 배터리 방전 결함을 둘러싼 소송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기아 미국법인을 상대로 집단소송(class action) 소장이 접수됐다. 소장에는 2020~2026년형 텔루라이드를 구매하거나 리스 형태로 사용 중인 미국 전역의 소비자가 원고 집단으로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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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텔루라이드 [기아차 제공] |
텔루라이드는 기아가 2019년 북미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3열 대형 SUV다. 미국 중산층 가족 차량 시장에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함께 기아의 핵심 판매 모델로 꼽힌다.
원고 측은 텔루라이드가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전자제어모듈(ECM)이 절전 모드로 전환되지 않아 배터리를 과도하게 소모하는 이른바 '기생방전(Parasitic Drain)'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자동차가 주차 중일 때 전기 부품이 배터리를 비정상적으로 고갈시키는 현상이다.
원고 측은 이 결함이 단순히 배터리에 그치지 않고 주행 중 핸들 오작동, 속도계 꺼짐, 엔진 시동 꺼짐 등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아가 출시 전 테스트 단계부터 결함을 인지했음에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리콜 실시, 손해배상, 차량 환매를 요구했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뿐 아니라 다른 현대·기아 차종에서도 같은 문제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자동차 결함 정보 사이트 카컴플레인츠닷컴(CarComplaints)에 따르면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는 2025년형 카니발 차량의 전기계통 관련 관련 민원이 60건 이상 접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접수된 민원 내용 중에는 "구매 후 5일 만에 배터리가 완전 방전됐다"거나 "기아 본사가 이런 문제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2023년 9월 NHTSA에 배터리 기생방전 관련 '기술서비스공문(TSB)'을 등록한 바 있다. 기술서비스공문은 자동차 제조사가 결함의 내용이나 수리 방법을 판매사와 정비소에 알리기 위해 만드는 문서다. 이런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은 내부에서도 배터리 기생방전 문제를 인지했다는 얘기다. 이 문서에는 코나,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엘란트라, 소나타, 투싼, 산타페 하이브리드 등 현대차 다수 모델이 적용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통상 미국에서 자동차 결함 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되면 제조사는 소장 수령 후 21일 이내에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NHTSA도 동일 차종에 대한 민원이 누적되면 예비조사를 개시할 수 있으며, 예비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명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아·현대는 현재까지 이 결함에 대해 리콜 등 공식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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